“을과 을 싸움이 지난 무의미함과 비극성은 영화 ‘기생충’에서 충분히 봤다.”

교권 침해 이슈와 맞물려 큰 공분의 소용돌이 속에 있는 웹툰 작가 주호민 사건에 대한 작심 발언들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정윤철 감독은 지난 2일 자신의 SNS를 통해 “나는 ‘말아톤’ 감독으로서 특정 웹툰작가에 대한 멸문지화급의 과도한 빌런 만들기를 멈추고, 그의 아들을 포함한 많은 발달 장애 아이들이 집 근처에서 편안히 등교할 수 있도록 특수학교를 대폭 증설하고 예산을 확충하는 방향으로 언론과 여론이 힘을 쏟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이어 “아울러 특수 학교를 세우려할 때마다 집값 떨어진다고 길길이 뛰며 장애를 지닌 아이 부모들이 무릎을 꿇고 빌도록 만드는 고질적인 님비 현상을 재고하는 계기 또한 되길 빈다”라며 “안 그러면 웹툰작가의 별명인 ‘파괴왕’처럼 발달장애인에 대한 인식 고양을 위해 쌓아온 그 동안의 사회적 노력들이 물거품이 되고 이 땅의 수많은 초원이들은 잠재적 범죄자로 낙인 찍힐 우려가 크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윤철 감독은 끝으로 “선생님들의 권익도 중요하지만 언론은 항상 기저에 깔린 구조적 모순과 시스템의 진짜 빌런을 추적해야 할 임무가 있다고 본다. 을과 을의 싸움이 지닌 무의미함과 비극성은 영화 ‘기생충’에서 충분히 봤다”라고 적었다.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 역시 해당 사안에 대해 입을 열었다. 나 전 의원 역시 2일 자신의 SNS에 “서이초 사건으로 교권과 학생인권이 무조건 대립적으로 되어 논쟁이 뜨겁더니, 주호민씨 사건으로 특수교육 관련하여 특수교사와 장애학생이 대립적 구도가 됐다. 안타깝기 그지 없다”고 적었다.

나 전 의원은 “결론은 양쪽의 입장이 모두 이해가 간다. 특수교사들의 고충도 장애학생과 그 부모의 염려도 모두 사실이다. 중요한 것은 서로 충분히 이해하고, 신뢰할 수 있을 시간과 노력이 요구되는데 지금의 시스템으로는 특수교사 1명당 학생수가 4명으로 터무니 없이 많다”고 해당 사안의 핵심을 짚었다.

그러면서 “우선 특수교사 정원을 늘려야 할 것이다. 장애 학생들은 개개인마다 너무 다른 특성이 있다. 또 환경이 불편하면 좋은 특성보다 나쁜 특성이 더 발현되기 쉽다. 그것은 비장애인도 다르지 않다. 다만 장애학생은 좀 더 그 환경에 민감할 수 있다. 그래서 충분히 좋은 교육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너무 중요한데 그 출발은 교사 1인당 학생수, 보조교사 등의 지원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일반교사들에게도 특수교육관련 연수를 확대해야 한다. 통합 교육을 받는 장애학생들의 진정한 통합교육을 위해서는 절대적으로 필요한 조건”이라며 “장애인에게는 우리가 해주고 싶은 것을 해주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원하는 것을 해주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초등학교 시절자신의 딸이 친구들이 자신의 운동화를 갈아 신겨주려고 하기보다, 자신이 운동화 갈아신는 것을 기다렸다가 함께 교문까지 걸어거주기를 원했다는 예시를 덧붙였다.

주호민 부부는 자폐 성향을 가진 아들을 학대한 혐의로 특수 교사를 신고한 사실이 지난 26일 알려지며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주호민은 “지난해 9월 아이의 돌발행동으로 인해 특수학급으로 분리 조치돼 교육을 받게 됐고, 그 시점을 이후로 지속적인 불안 증세와 두려움이 관찰됐다”며 “구체적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아들의 가방에 녹음기를 들려 보냈고, 문제점이 파악돼 해당 교사를 신고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최근 사회적으로 불거진 교권 침해 이슈와 맞물려 더욱 거센 파장을 일으켰다. 일각에서는 해당 교사에 대한 대응이 과했다며 주호민 부부에 대한 비난이 도를 넘어 폭발하고 있다. 주호민이 신고한 교사는 당시 해당 문제로 직위 해제됐다가 최근 복권됐다. 해당 교사는 현재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재판 중이다.

주호민은 이와 관련한 파장이 커지자 지난 2일 장문의 입장문을 통해 “특수 교사에 대한 선처 탄원서를 낼 것”이라며 “반성하고 있으나, 아들에 대한 비난을 멈춰달라”고 호소했다.

이하 정윤철 감독 입장 전문

나는 ‘말아톤’ 감독으로서 특정 웹툰작가에 대한 멸문지화급의 과도한 빌런 만들기를 멈추고, 그의 아들을 포함한 많은 발달 장애 아이들이 집 근처에서 편안히 등교할 수 있도록 특수학교를 대폭 증설하고 예산을 확충하는 방향으로 언론과 여론이 힘을 쏟길 바란다. 아울러 특수학교를 세우려할 때마다 집값 떨어진다고 길길이 뛰며, 장애를 지닌 아이 부모들이 무릎을 꿇고 빌도록 만드는 고질적인 님비 현상을 재고하는 계기 또한 되길 빈다.

안 그럼 웹툰작가의 별명인 ‘파괴왕’처럼 발달장애인에 대한 인식 고양을 위해 쌓아온 그 동안의 사회적 노력들이 물거품이 되고, 이땅의 수 많은 초원이들은 잠재적 범죄자로 낙인 찍힐 우려가 크다. 선생님들의 권익도 중요하지만 언론은 항상 기저에 깔린 구조적 모순과 시스템의 진짜 빌런을 추적해야할 임무가 있다고 본다. 을과 을의 싸움이 지닌 무의미함과 비극성은 영화 ‘기생충’에서 충분히 보았다.

이하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 입장 전문

서이초 사건으로 교권과 학생인권이 무조건 대립적으로 되어 논쟁이 뜨겁더니, 주호민씨 사건으로 특수교육 관련하여 특수교사와 장애학생이 대립적 구도가 됐습니다. 안타깝기 그지 없습니다.

결론은 양쪽의 입장이 모두 이해가 갑니다. 특수교사들의 고충도 장애학생과 그 부모의 염려도 모두 사실입니다.

중요한 것은 서로 충분히 이해하고, 신뢰할 수 있을 시간과 노력이 요구되는데 지금의 시스템으로는 특수교사 1명당 학생수가 4명으로 터무니 없이 많습니다.

우선 특수교사 정원을 늘려야 할것입니다. 장애학생들은 개개인마다 너무 다른 특성이 있습니다. 또 환경이 불편하면 좋은 특성보다 나쁜 특성이 더 발현되기 쉽습니다. 그것은 비장애인도 다르지 않습니다. 다만 장애학생은 좀 더 그 환경에 민감할 수 있다는 것이죠. 그래서 충분히 좋은 교육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너무 중요한데 그 출발은 교사 1인당 학생수, 보조교사 등의 지원일 것입니다. 예전 이명박정부 시절 공무원 정원 동결 방침에 따라 특수교사정원도 동결한다는 것을 당정협의에서 주장하여 특수교사 임용 확대를 이루어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둘째, 일반교사들에게도 특수교육관련 연수를 확대해야 합니다. 통합 교육을 받는 장애학생들의 진정한 통합교육을 위해서는 절대적으로 필요한 조건입니다. 왜? 장애인에게는 우리가 해주고 싶은 것을 해주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원하는 것을 해주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초등학교시절 우리 딸은 늘 이리 말했습니다. 실내화를 신던 시절, ‘ 아이들이 내 운동화를 갈아 신겨주려 해서 귀찮아’라고… 우리 아이는 운동화 갈아신는 것을 기다렸다가 함께 교문까지 걸어가며 이야기를 나눌 친구를 원했던 것이었죠. 그런데 친구들은 도와준다고 운동화를 갈아신겨 주고는 뛰어가 버렸으니… 교사들도 선한 마음만으로는 안되는 것입니다.

모쪼록 지금의 갈등이 더 나은 선진 사회로 가는 기대되는 진통이 되길 바라면서 제도개선을 생각해봅니다.

최지예 텐아시아 기자 wisdomart@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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