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한통운 인천GDC ‘오토스토어’ 현장 모습. 빨간색 로봇들이 16단의 보관창고 위에서 상품을 진열·분류하고 있다. 인천공항=김성우 기자

[헤럴드경제(인천공항)=김성우 기자] #. 백색의 철제 프레임이 교차한 보관함 ‘반상(盤上)’ 위로 빨간색 로봇 140대가 분주하게 움직인다. 영양분과 산소를 나르는 혈관 속 혈액처럼 보관공간 속 물건을 쉼 없이 운반한다. 보관함 맨 윗단에서 물건 배치를 깁고, 상품을 밖으로 운반하는 역할이다. 사람이 하는 일은 보관할 물건을 넣고, 로봇이 빼주는 물건을 상자에 담는 것뿐이다. 나머지 작업은 자동화된 로봇이 담당한다. 물류센터 하면 떠올리는 운반 과정에서의 분진이나 작업자들의 땀을 인천 GDC ‘오토스토어(Auto-store)’에서는 보기 힘들다.

CJ대한통운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글로벌 물류’를 처리하기 위해 건설한 인천GDC(Global Distribution Center)에 지난 8일 다녀왔다. GDC는 온라인 쇼핑몰들의 ‘물류 허브’ 역할을 담당하는 센터다. 쇼팡몰 업체가 미리 보내준 제품을 보관하고 있다가, 국가별 주문에 맞춰 포장·발송하고 있다.

CJ대한통운 인천 GDC의 전체 연면적은 6117평(약 2만200㎡), 총 3층으로 구성된다. 첨단 물류로봇을 활용하는 오토스토어 시스템, 컨베이어를 활용하는 ‘QPS(Quick Picking System)’ 시스템 두 가지 체계로 나눠서 상품을 다룬다. 현장에서 정돈·보관된 제품들은 육상과 해상·항공 교통을 통해서 일본과 싱가포르, 호주, 카자흐스탄 등 해외 다른 나라로 배송된다. 국내 소비자에게 ‘영양제 쇼핑몰’로 잘 알려진 ‘아이허브’의 물류가 현재 취급되고 있다.

CJ대한통운 인천GDC ‘오토스토어’ 16단의 보관창고 안에 보관된 제품들. 인천공항=김성우 기자
CJ대한통운 인천GDC ‘오토스토어’ 현장 모습. 빨간색 로봇들이 16단의 보관창고 위에서 상품을 진열하고 분류하고 있다. 인천공항=김성우 기자
CJ대한통운 인천GDC 오토스토어에서 근무자가 작업을 하는 모습. 인천공항=김성우 기자

센터에서 단연 눈길을 끄는 것은 오토스토어다. 총 16단으로 ‘정글짐’ 모양 보관공간을 조성하고, 약 3만 종류의 제품을 보관하는 장소다. 사람이 들어가 작업할 수 없을 정도로 빽빽한 보관공간은 로봇들의 작업 장소다. 보관 효율성은 기존 센터 대비 4배, 출고 처리 능력은 2.8배 높다.

현장 안내를 맡은 이경진 CJ대한통운 CBE 운영팀장은 “오토스토어는 지난 9월 상업 운영을 시작해서 현재는 최종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오는 12월이면 센터가 본격 운영되는데, 글로벌 유통업체를 중심으로 센터에 대한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QPS 시스템은 보관된 상품의 빠른 출고가 가능한 것이 장점이다. 바코드로 주문 정보를 입힌 박스들이 컨베이어벨트를 따라 이동하다 작업자 앞에 멈춰 서면, 작업자들은 화면에 표시된 주문 정보를 확인한 후 앞에 놓인 제품을 박스 안에 넣는 방식으로 작업이 이뤄진다. 사람이 직접 물건을 나르지 않아도 돼 작업 효율성이 대폭 개선됐다.

아울러 인천 GDC에서는 박스를 접고, 박스에 제품을 담을 바코드를 입력하고, 포장하는 작업도 전부 무인화 방식으로 운영된다. 검수 작업 또한 박스에 담긴 상품의 무게를 체크하면서 자동으로 진행된다. 한 현장 관계자는 “CJ대한통운이 물류사업을 오랜 시간 진행하면서 쌓은 작업 노하우도 센터에서 업무를 효율적으로 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준다”면서 “자동화 정도가 높아서 직원들의 근무환경이 좋아지고, 간결해졌다”고 설명했다.

CJ대한통운 인천GDC 작업현장 모습. 다양한 작업들이 자동화로 이뤄진다. 인천공항=김성우 기자
CJ대한통운 인천GDC 작업현장 모습. 다양한 작업들이 자동화로 이뤄진다. 인천공항=김성우 기자

CJ대한통운 인천 GDC는 국내에서 운영되고 있는 최초의 GDC 사업시설이다. 지난 2019년 2월 처음 운행을 시작했다. 국내는 홍콩과 싱가포르 등 다른 물류 허브보다 임대료와 물류 분야에 이점이 많아, 국내에 GDC 사업을 시작하려는 물류업체들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해외 주요 선진국에 있는 글로벌 유통사들도 GDC를 활용한 물류 배송에 관심이 많다. GDC를 활용할 경우, 물류 배송을 더욱 빠르고 싸게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21년 기준 97조원이던 글로벌 물류시장이 오는 2026년에는 178조원(83.5%↑)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GDC 사업의 규모도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최근 글로벌 물류 시장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어, 앞서 준비해 온 다양한 물류 역량을 공격적으로 활용해 사업을 넓혀가고 있다”면서 “초국경 물류서비스 시장이 점차 증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자동화율을 높이고 첨단 기술을 적용해 사업을 더욱 효율적으로 영위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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