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심아란 기자] KDB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해진공)가 HMM 경영권 본입찰을 앞두고 가치 책정에 우호적인 시장 환경을 만났다. 1조원 규모 영구채를 보통주로 전환했으나 지분가치가 크게 저하되지 않았다. 정부의 공매도 금지 조치 덕분에 주가에 부담을 주는 외부 요소도 차단된 상황이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HMM의 전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11조2796억원을 기록했다. 7월 말 HMM 매각이 공식화된 시점부터 영구채 보통주 전환에 따른 신주가 상장된 10일 이전까지는 평균 시총이 8조원대였다. 연초부터 매각 공고 직전까지 평균 시총 9조8700억원대와 비교하면 일부 조정은 거쳤다. 다만 해운업 불황에 따른 HMM 실적 저하도 맞물린 만큼 대량의 신주 발행으로 인한 주가 부담은 제한적인 모습이다.

금융당국이 공매도를 전면 금지한 것도 HMM 주가에는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일반적으로 상장사 인수합병(M&A) 거래에서 외국인투자자는 공매도를 활용한다. 주가 혼조세 속에서 미리 매도(Short) 포지션을 취해 시세차익을 기대하는 전략이다. 실제로 코스피 상장사인 PI첨단소재의 경우 6월 경영권 양수도 계약이 체결된 직후 공매도 잔고 수량이 전일 대비 약 24% 증가하기도 했다.

HMM은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 이후 공매도 잔고가 감소하고 있다. 매각 초기 3%대였던 시총 내 공매도 잔고 비중은 9일 종가 기준 2%대로 내려왔다. 10일 신주 상장에 따라 시가총액이 증가한 만큼 공매도 잔고 비율은 낮아질 전망이다.

공매도가 금지되면서 HMM 주가에 부담될 요소가 감소한 가운데 오는 23일 본입찰이 예정돼 있다. 인수자 측에서 매도자 눈높이에 부합한 가격을 써낼 지가 관전 포인트다. 현재 동원산업, 하림-JKL파트너스 컨소시엄, LX인터내셔널이 인수적격후보로 선정돼 2개월간 실사를 진행했다. LX인터내셔널이 이탈할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지만 아직 공식 입장을 밝히진 않았다.

인수 주체의 최대 고민은 결국 적정 인수 가격이다. 매각 대상 지분의 시장 가치는 6조5200억원대를 기록 중이다. 거래 종결 이후에도 산업은행과 해진공 측이 주요 주주로 남는 만큼 경영권 프리미엄 책정 여부도 관심거리다. 매도자는 HMM의 영구채 1조6800억원을 보유 중이며 이는 이번 거래 대상에 포함하지 않았다.

HMM의 올해 3분기 연결 매출액은 2조1266억원, 영업이익 758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각각 58% 97%씩 감소했다. 증권사 추정치를 크게 밑도는 실적으로 시황 악화에 따른 운임 하락에 영향을 받았다. 다만 순금융수익이 686억원을 기록하며 3분기 순이익은 954억원으로 영업이익을 초과하고 있다. 호황기에 벌어 둔 현금에서 영업외이익이 창출되며 순이익 기조를 유지 중이다. HMM의 9월 말 연결기준 보유 현금성 자산은 11조5042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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