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회장이 기흥캠퍼스 차세대 반도체 R&D 단지 건설 현장을 점검하고 있는 모습

삼성전자가 2021년 11월 24일(현지시간) 미국 테일러시를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 부지로 정한 지 2년이 됐다. 내년 초 성대한 완공식을 할 가능성이 높다. 테일러 공장이 초반에 양산할 제품은 4나노 공정의 AI 반도체가 중심일 될 전망이다. 앞서 삼성은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1위로 올라서겠다는 비전을 세운 바 있다. 4나노 이하 첨단 공정부터 기술 경쟁력을 앞세워 본격적으로 TSMC와의 격차를 줄이겠다고 단언한 만큼, 미국 테일러 공장에서 ‘1위 달성’이란 꿈을 이룰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2025년 3나노 공정 핵심…TSMC 넘어서는 역사 쓸까=테일러 공장은 평택캠퍼스와 함께 삼성의 파운드리 거점이 될 예정이다. 텍사스주 오스틴 공장에 이어 삼성이 미국에 짓는 두번째 공장이기도 하다. 올해 연말 완공이 목표고, 장비 반입 등을 거치면 내년 말 본격적인 양산이 전망이다.

삼성이 테일러 공장에서 가장 먼저 양산할 제품은 4나노 기반 AI 반도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미국 팹리스(반도체 설계 기업) 그로크와 캐나다 AI 반도체 기업 텐스토렌트도가 삼성 테일러 공장에서 4나노 공정 기반으로 차세대 반도체를 생산할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삼성의 4나노 공정 수율이 70%대 까지 올라와 안정상태에 접어들었다고 분석하고 있다.

테일러 공장에서는 향후 3나노 2세대 제품도 양산될 전망이다. 삼성은 내년 상반기부터 3나노 2세대 공정을 본격화할 예정인데, 앞서 3나노 이하부터 TSMC와의 격차를 줄일 기술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자신감을 보인 바 있다.

자신감의 근거는 차세대 트렌지스터 기술인 게이트올어라운드(GAA)다. 삼성은 지난해 6월 세계 최초로 GAA 기반 3나노 양산에 성공했다. TSMC는 3나노까지는 여전히 핀펫(FinFET) 기술을 사용하고, 2나노부터 GAA 기술을 도입할 예정이다. 삼성이 TSMC보다 약 3년 먼저 GAA 기술을 도입한 것인 만큼, 본격적인 GAA 기반 파운드리 경쟁이 시작되는 2나노부터는 삼성이 좀 더 유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TSMC와의 나노 경쟁은 경계현 사장의 진두지휘 하에 이뤄질 전망이다. 삼성은 27일 발표한 2024년 정기 사장단 인사에서 경계현 DS부문장을 유임했다. 앞서 경 사장은 카이스트 강연에서 “2나노로 가면 TSMC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고 자신한 바 있다. 또한, “늦어도 3년 안에 반도체 1위를 되찾겠다”며 GAA 기술에서의 승부수를 통해 TSMC를 따라잡겠다는 각오를 보였다.

▶착공은 조용히 지나갔지만…내년 ‘빅이벤트’ 기대감 ↑=삼성은 2021년 11월 24일 최첨단 반도체 공장 부지로 테일러를 확정하고 지난해 말부터 건물을 짓기 시작했다. 하지만 올 한해 동안 별도의 착공식은 없었다.

업계에서는 제대로 된 ‘빅 이벤트’를 열기 위함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지난해 12월 열린 TSMC 애리조나 공장의 장비 반입식에는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팀 쿡 애플 CEO와 함께 나타나 화제가 됐다. 삼성도 질 수 없는 만큼, 내년 초 성대한 완공식 또는 장비반입식을 열기 위해 철저하게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럴 경우 이재용 회장의 참석 가능성도 높다. 이재용 회장은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테일러 공장 건설 현장을 방문하지 않았다. 올해 역대 최장기 미국 출장을 다녀왔을 때도 테일러 공장에 관한 언급은 없었다. 그러나 준비 중인 완공식 또는 장비반입식에는 참여해 테일러 공장에 힘을 실어줄 거란 관측이 나온다.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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