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개인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에 상장된 만기매칭형 채권 ETF(상장지수펀드)를 꾸준히 담고 있다.

만기매칭형 상품은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만기까지 보유할 경우 안정적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국내 개인투자자들이 만기매칭형 채권 ETF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29일 기준 국내 ETF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는 28개의 만기매칭형 상품에는 모두 개인투자자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개인투자자는 28개 상품을 각 출시시점부터 전날까지 모두 3300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가장 많은 자금이 유입된 상품은 지난해 11월 출시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24-10회사채(A+이상)액티브’다. 개인투자자는 이 상품을 1416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개인투자자는 가장 최근 출시된 만기매칭형 상품인 TIGER 24-12금융채(AA-이상)도 21일 상장 이후 전날까지 7거래일 연속 순매수하고 있다.

만기매칭형 ETF는 포트폴리오에 담긴 채권의 만기가 도래하면 자동으로 상장 폐지되면서 예정된 수익을 돌려주는 상품이다.

지난해 11월 규제 완화로 첫 상품이 출시된 뒤 대형 자산운용사뿐 아니라 하나자산운용, 우리자산운용, BNK자산운용, DB자산운용 등 상대적으로 ETF 운용규모가 적은 자산운용사들도 앞 다퉈 상품을 출시하며 시장이 빠르게 커졌다.

미래에셋자산운용에 따르면 22일 기준 28개 종목의 순자산 규모는 6조4574억 원에 이른다. 지난해 11월21일 첫 상품 이후 1년 만에 국내 ETF시장의 6% 수준으로 성장한 것이다.

최근에는 KB자산운용이 지난해 11월 출시한 ‘KBSTAR 23-11회사채(AA-)’의 만기가 돌아와 업계 최초로 만기매칭형 상품이 상장 폐지되기도 했다.

KBSTAR 23-11회사채(AA-)액티브 역시 개인투자자의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며 2월 이후 5천억 원대 순자산 규모를 지속해서 유지했다.

투자자가 KBSTAR 23-11회사채(AA-)액티브를 상장 첫날 투자해 만기까지 보유했다면 약 연 5.6% 수준(월분배금 포함)의 수익을 거뒀을 것으로 추정된다.

만기매칭형 상품은 기존 채권 ETF와 달리 만기 보유 전략을 쓸 수 있다는 점이 특징으로 꼽힌다.

기존 채권 ETF는 만기가 다가오는 채권을 바꿔가며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별도의 만기가 없다. 이에 만기까지 보유하는 전략을 쓸 수 없어 시장금리 변동에 따른 채권가격 하락 위험성을 안을 수밖에 없다.

삼성자산운용은 9월12일 상장한 ‘KODEX 24-12은행채액티브’가 역대 최단기간 순자산 1조 원을 돌파했다고 10월30일 밝혔다. <삼성자산운용>

반면 만기매칭형 상품은 보유 중에 금리가 올라 채권 가격이 하락해 평가 손실이 난다해도 만기까지 보유하면 애초 예상했던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중간에 팔지만 않는다면 시장금리 변동에 따른 채권가격 하락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인데 동시에 보유 중 시장금리 인하로 채권가격이 오른다면 매도해 자본수익도 노려볼 수 있다.

만기매칭형 상품 투자 시 유의해야 할 점으로는 채권 종류와 만기까지 남은 기간이 꼽힌다.

만기매치형 상품은 기본적으로 국채와 은행채, 금융채, 국공채, 우량회사채 등 최대한 안전한 상품에 투자하지만 시장금리보다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는 만큼 부도확률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만기까지 남은 기간은 ETF 상품 이름에 적힌 숫자를 통해 간단히 확인할 수 있다. 가장 최근 상장한 TIGER 24-12금융채(AA-이상)를 예로 들면 이 상품은 2024년 12월 만기가 돌아와 내년 12월 상장 폐지된다.

만기가 많이 남은 상품은 만기 보유 전략을 쓰기 위해 그만큼 오래 기다려야 한다는 단점이 있고 만기가 짧게 남은 상품은 실제 수익률이 예상수익률(YTM)보다 낮을 수 있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현재 만기가 가장 긴 상품은 삼성자산운용의 ‘KODEX 53-09 국고채액티브’로 이 상품은 2053년 9월 상장 폐지된다.

반면 당장 12월 만기가 돌아오는 상품도 삼성자산운용의 ‘KODEX 23-12 은행채(AA+이상)액티브’와 ‘KODEX 23-12 국고채액티브’,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23-12 회사채(AA-이상)액티브’,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23-12 국공채액티브’ 등 4개나 된다.

그밖에 채권 이자를 매월 주는 월 배당 상품인지, 해외채권에 투자하는 상품의 경우 환노출형인지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현재 만기매칭형 상품 가운데 월배당형은 KB자산운용의 ‘KBSTAR 23-11회사채(AA-이상)액티브’와 ‘KBSTAR 25-11회사채(AA-이상)액티브’ 등 둘 뿐이다.

해외채에 투자하는 상품은 키움투자자산운용의 ‘히어로즈 25-09미국채권(AA-이상)액티브’ 하나가 있는데 이 상품은 환헷지를 하지 않아 환변동에 노출된다.

만기매칭형 상품은 앞으로도 계속 늘어나 투자자의 선택지를 넓힐 것으로 예상된다. 채권 종류는 물론 만기에 따라 다양한 상품 출시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국내 주요 자산운용사도 지속해서 상품을 출시하며 시장을 넓혀갈 준비를 하고 있다.

금정섭 KB자산운용 ETF마케팅본부장은 “최근 상장 폐지된 ‘KBSTAR 23-11회사채(AA-)’는 국내 첫 만기매칭형 ETF의 만기상환 사례로 정기예금 금리를 웃도는 성과를 냈다”며 “향후 또 다른 만기매칭형과 머니마켓액티브 등 대안 상품들을 지속적으로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이한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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