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제시 SNS

Mnet <쇼미더머니> 시리즈의 성공 이전부터, 한국 힙합계는 오랫동안 남성 래퍼들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하지만 같은 방송사에서 론칭한 서바이벌 프로그램인 <언프리티 랩스타> 시리즈가 성공을 거두면서 판도는 새롭게 바뀌었다. 그간 빛을 보지 못했던 걸출한 여성 래퍼들이 대거 등장한 것이었다. 그리고 그 가운데에 제시가 있었다. 미국 국적을 가진 뮤지션 제시는 오리지널리티가 물씬 풍기는 음악으로 <언프리티 랩스타>를 휘어잡았다. 주눅 들지 않는 ‘센 캐’와 예능감은 덤이었다. 그렇다면 예능계의 새로운 별로 떠올랐던 제시는 최근 어떠한 날들을 보내고 있을까? 지금부터 함께 그의 근황을 알아보도록 하자.

 

사진 : 제시 SNS

 

 

혈혈단신으로 혼자 한국에 상경

사진 : 온라인 커뮤니티

제시는 앞서 언급했듯 미국에서 나고 자랐다. 하지만 어린 시절 그의 꿈은 의외로 뮤지션이 되는 것이 아니었다고 한다. 그런 그에게 음악가로서의 길을 제시해 준 것은 다름 아닌 학교 음악 선생님이었다. 제시의 목소리에서 ‘흑인의 소울’을 느꼈던 음악 선생님이 제시에게 격려와 칭찬을 아끼지 않았던 것이다. 이후 제시는 본격적으로 보컬 수업을 받기 시작했고 이내 지난 2003년, 16세의 어린 나이에 가수의 꿈을 안고서 홀로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싣게 된다.

 

사진 : 제시 SNS

적어도 매니지먼트와 연습생 계약은 맺은 채로 한국행을 택하는 이들과 달리, 제시의 시작은 ‘맨땅에 헤딩’에 가까웠다. 한국에 도착한 제시는 기획사 네 곳에 무작정 자신이 직접 만들고 녹음한 데모곡들을 무작정으로 돌렸다. 하지만 결과는 놀라웠다. 그가 데모테이프를 돌린 네 곳 모두 제시와 계약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던 것이다. 이에 제시는 ‘도레미 레코드’라는 곳에서 연습생 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녹록지 않았던 한국 생활로
폐소공포증 앓기도

사진 : KBS 2TV <언니들의 슬램덩크>

연습생 생활을 2년 거친 끝에, 제시는 ‘제시카 h.o’라는 예명으로 솔로 가수로서 데뷔한다. 당시 제시는 ‘제2의 보아’라는 타이틀과 함께 미디어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SNS에 보아에 대한 반감을 거침없이 드러내는 글을 올렸던 걸 보면, 정작 본인은 그 같은 타이틀을 좋아하지 않았던 것으로 여겨진다. 설상가상으로 데뷔 앨범은 별다른 반응을 이끌어내지 못한 채 마무리되고 만다. 하지만 힙합그룹 업타운이 제시를 객원 멤버로 발탁하면서, 반전의 기회를 다시 얻게 된다. 그렇지만 그룹의 멤버인 스티브가 음주운전을 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업타운의 활동 역시 무기한 중지되고 만다. 그럼에도 가수의 꿈을 포기할 수 없었던 제시는 솔로곡 ‘인생은 즐거워’를 들고 나오는 등, 끊임없는 음악 활동을 이어 나갔다. 하지만 그 모든 활동들 역시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했다. 어린 나이에 거듭된 좌절을 겪은 제시는 결국 다시 미국행을 선택하게 된다.

 

사진 : MBC <나 혼자 산다>

10대의 나이에 제대로 된 보호 없이 지지부진한 활동을 이어갔던 제시는 당시 스트레스로 인한 폐소공포증을 앓게 되었다. 익숙하지 않은 한국 문화와, 거기에 섞이지 못하는 자신을 향한 부정적인 반응들 역시 그를 힘들게 만드는 요소들이었다. 제시가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서 직접 밝힌 바에 의하면, ’즐거운 인생’이라는 곡을 부를 때가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불행했다고 한다. 그렇지만 미국으로 돌아간 이후에도 결국 제시는 음악을 놓지 못했다. 그 결과 제시는 절치부심하고 다시 한번 혼성그룹 ‘럭키제이’를 결성하여 활동에 나섰다. <언프리티 랩스타>에서 그가 불렀던 ‘Unpretty dreams’의 한 구절인 “I didn’t choos it, Music chose me”라는 말 그대로의 행보다.

 

 

<언프리티 랩스타>로 전성기

사진 : Mnet <언프리티 랩스타>

오랫동안 잠들어 있던 제시의 잠재력은 2015년도에 방영된 Mnet <언프리티 랩스타>를 통해 만개하게 되었다. 압도적인 실력과 더불어 그의 거침없는 캐릭터 역시 연일 화제였다. 심사위원 및 참가자들을 향해 “니들이 뭔데 날 판단해”라고 쏟아내는 그의 언행은 ‘사이다’ 그 자체였기 때문이다.

 

사진 : MBC <진짜 사나이>

제시는 <언프리티 랩스타>의 화제성을 놓치지 않고 영리하게 이어 나갔다. 프로그램 종영 이후 발매한 솔로곡 ‘쎈 언니’는 제시가 발매한 곡들 중 가장 히트한 곡이 되었고, 이후에 출연한 예능프로그램 KBS 2TV <언니들의 슬램덩크>, MBC <진짜 사나이 여군 특집3> 역시 좋은 반응을 얻었다.

 

 

제시의 근황

사진 : P NATION

2019년 1월 24일, 제시는 싸이가 세운 레이블인 P NATION으로 이적한다는 소식을 알려왔다. 대표적 여성 솔로가수로 손 꼽히는 현아, 그리고 펜타곤 출신인 이던과 한솥밥을 먹게 된 것이었다. 이후 같은 해 9월에는 싱글 ‘WHO DAT B’를, 11월에는 싱글 ‘Drip’을 발매했다. 최근에는 이효리가 ‘센언니 걸그룹’ 멤버로 지목하기도 해 관련 활동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사진 : 제시 SNS

올해 3월부터는 TV 조선의 시트콤인 <어쩌다 가족>에 출연하면서 연기에도 도전하고 있는 중이다. 이와 더불어 새로운 앨범 역시 준비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대중들에겐 익숙하지 않은 모습으로 배척받았음에도 “나는 언젠가는 먹힐 것”이라는 굳은 의지로 지난날을 헤쳐온 그가 앞으로는 더욱 제시다운 음악으로 리스너들과 만날 수 있길 기원하는 바이다.

 

글 : 이희주 press@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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