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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남부지구로 향하는 팔레스타인인들의 대피 행렬 [AP] |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이스라엘이 민간인 대피를 위해 가자지구 북부에서 하루 4시간 교전을 중지키로 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결정에 “옳은 방향의 조치”라고 환영했다. 다만 이스라엘은 “이번 조치로 전투가 방해받지 않을 것”이라며 하마스 공세에 더욱 고삐를 조였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9일(현지시간) “이스라엘로부터 교전 중지 동안 이 지역에 군사작전이 없을 것이라는 결정을 통보 받았다”면서 “사람들이 인도주의 통로를 따라 도망칠 기회를 주고, 인질 석방을 위한 시간을 주는 중요한 첫 조치”라고 설명했다.
커비 조정관은 이스라엘이 매일 교전 중지 3시간 전에 이를 시행하는 시간을 발표할 예정이며, 기존 인도주의적 통로에 더해 해안가 도로가 민간인 대피를 위한 ‘두 번째 통로’로서 개방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나는 몇 주 동안 이스라엘 지도자들과 인도주의적 교전 중지에 대해 이야기해 왔다”면서 “오늘부터 민간인들이 가자지구의 적대 지역을 탈출할 수 있도록 2개의 인도주의적 통로가 생길 것이다. 이미 이들 통로를 통해 수천 명이 안전한 곳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교전 중지는 민간인들이 교전을 피해 안전한 지역으로 도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미국은 이스라엘의 민간인 대피와 인질 석방 등을 위해 이스라엘이 인도적 일시적인 교전 중지에 나설 것을 설득해왔다. 지난 6일에는 바이든 대통령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통화에서 3일 간의 교전 중지를 직접적으로 제안하기도 했다.
이스라엘의 이번 결정은 그간 미국의 제안을 일부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베단트 파텔 국무부 수석부대변인은 “바이든 대통령과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등이 벌인 외교적 노력의 직접적 결과”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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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로이터] |
다만 이스라엘은 이번 교전 중지가 제한적 수준에 그칠 것이란 점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이스라엘군 국제 미디어 담당 대변인인 리처드 헥트 중령은 “가자지구 인도주의 정책에는 변화가 없다”면서 “우리는 인도적 구호 등을 위해 제한적인 구역과 시간 안에 진행되는 전술적, 지역적 교전 중지만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4시간 교전 중지’가 가자지구 내 하마스 소탕을 광범위한 군사 작전 중단 및 휴전과는 별개라는 입장도 분명히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엑스’에 “휴전은 없다”고 밝혔고, 네타냐후 총리 역시 “전쟁은 계속되고 있고, 인질 석방 없는 휴전은 없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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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과 하마스군의 전투가 벌어진 가자지구 서쪽의 해안가 도로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EPA] |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우리는 팔레스타인 민간인들을 남쪽으로 탈출시켜 그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하기 위해 현지화되고 정확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면서 “이는 우리의 전쟁을 방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자지구 중심도시 가자시티에서 시가전에 돌입한 이스라엘은 이날 하마스 핵심 근거지에서 군사 작전을 진행하며 대하마스 공세를 이어갔다.
이스라엘군 수석대변인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162사단이 가자시티에 있는 하마스의 ‘군사 구역’에서 작전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군사 구역은 가자시티 내 알-시파 병원 인근에 위치한 하마스의 정보·작전의 심장부로, 지난달 7일 이스라엘에 대한 하마스의 기습 공격이 계획된 곳이라고 이스라엘군은 설명햇다.
그러면서 이스라엘군은 “최근 하마스 시설 파괴를 위해 기바티 보병 여단과 기갑부대가 군사 구역에 진입했다”며 “교전 중 50여명의 하마스 대원을 사살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로이터는 백악관의 ‘4시간 교전 중단’ 발표 이후에도 가자지구에서 교전이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다는 즉각적인 보고가 없는 상태라면서 “수천명의 목숨을 앗아간 전투가 중단될 기미는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