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김민지 기자]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1년 동안 고생했으니, 이젠 내년을 준비해야죠. HBM(고대역폭 메모리) 같은 고부가가치 제품은 더 호황일테니까요.”(반도체업계 관계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내년 반도체 사업 대응 계획에 한창입니다. 약 1년 동안 이어진 길고 긴 터널을 지나 다가올 업턴에 대비하며 투자 확대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D램에 이어 낸드까지 가격이 바닥을 찍으면서 내년 2~3분기에는 가격 정상화가 완료될 것으로 점쳐집니다.

오늘 칩만사에서는 ‘불황의 늪’ 막바지를 지나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내년도 전략에 대해 짚어보겠습니다.

드디어 낸드 가격도 반등…“최악은 지났다”

삼성전자는 올 4분기 낸드 가격을 최대 10~15% 올릴 것으로 추정됩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같은 흐름을 이어가 내년 상반기에도 가격을 10~20% 추가 인상할 전망입니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삼성전자 제공]

낸드는 지난달 약 2년 4개월 만에 반등에 성공했습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10월 말 기준 메모리카드와 USB향 범용 128Gb 낸드의 고정거래가격이 1.59% 상승했는데, 이는 2021년 7월 이후 처음입니다. D램 보다 한발 늦긴 했지만, 드디어 낸드 가격도 바닥을 찍은 겁니다.

다만, 감산은 D램과 낸드 모두 이어질 전망입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최소한 연말까지는 D램 감산 규모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낸드 감산 규모는 내년 상반기까지 40~50% 더 확대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바닥을 찍었다고 해도 여전히 공급 과잉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가 심각하기 때문입니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은 올 3분기까지 누적 12조6900억원의 적자를, SK하이닉스는 같은 기간 8조763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내년 투자 대폭 늘린다” “HBM 생산량 2.5배↑”…치열한 반등 준비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전경.[SK하이닉스 제공]

최악의 상황은 지났다는 평가가 우세해지면서 삼성과 SK하이닉스는 내년도 준비에 한창입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내년 설비투자 규모를 올해 대비 50% 가량 늘릴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올해 SK하이닉스는 연간 6~7조원을 투자할 것으로 추산되는데, 내년에는 약 10조원까지 늘릴 전망입니다. 물론 반도체 호황기였던 지난해 19조6500억원과 비교해서는 절반 수준이지만, 심각한 불황을 겪었음에도 설비 투자를 과감히 늘려 수요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됩니다.

설비투자는 주로 HBM 관련 인프라에 이뤄질 예정입니다. 내년에도 챗GPT를 포함한 다양한 생성형 AI 서비스 붐이 이어지면서, 이에 들어가는 핵심 메모리 반도체인 HBM에 대한 수요 증가는 지속될 전망입니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4세대 제품인 HBM3를 공급하는 등 시장 선두 자리를 지키기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을 계획입니다.

삼성전자 HBM3E D램. [삼성전자 제공]

물론 삼성전자도 HBM, DDR5 등 고부가가치 메모리 반도체에 투자를 확대하며 반격에 나서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최근 있었던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내년 HBM 생산량을 올해 대비 2.5배 늘리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를 위해 최근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천안사업장 내 일부 건물을 105억원에 인수, HBM 생산 시설로 활용하기로 했습니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과 SK하이닉스 모두 내년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분석됩니다. 삼성전자의 내년 연간 영업이익에 대한 컨센서스는 33조8997억원으로, 올해(7조2331억원) 대비 무려 368.7% 늘어날 것으로 추정됩니다. SK하이닉스 역시 내년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8조4416억원으로, 올해 8조4277억원 적자에서 크게 증가할 전망입니다.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1
0
+1
0
+1
0
+1
0
+1
0

댓글을 남겨주세요.

Please enter your comment!
Please enter your name 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