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서울 지하철 월드컵경기장역 앞 광장에서 열린 서울교통공사 노조 총파업 2일차 결의대회에서 참석자들이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용재 기자] 9~10일 서울 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 노조의 ‘경고 파업’이 끝난 가운데 노조에서 수능(16일) 이후 2차 파업에 들어간다는 의사를 밝힌 상황이다.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공사)는 단체협약 교섭 해지를 검토하며 강경 대응에 나설 것으로 전해져 파업의 불씨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12일 공사와 노조 등에 따르면 양측은 파업기간 중 실제 교섭까지 이르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노조는 10일 오전 마포구 월드컵경기장역 광장에서 집회를 열고 “사측의 입장 변화가 없으면 수능(16일) 이후 2차 파업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공사 측은 이에 대비해 단협 해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서울교통공사 노사가 이어온 단협을 없애고, 노사 관계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는 것이다. 단협은 임금과 휴가, 복지 등 근로 조건에 대한 노사 약속으로 노사가 매년 협상을 벌여 협약 내용을 갱신하는 것이다.

교통공사의 경우 사측이 해지 통고를 하고 노사가 끝까지 합의하지 못하면 6개월 뒤 단협은 효력을 잃게 된다. 단협이 해지되더라도 근로 조건에 대한 내용은 새 단협을 합의할 때까지 유효하지만 노조 활동에 대한 지원은 일부 사라진다.

공사 측이 단협 해지까지 검토하는 것은 지하철 누적 적자가 17조6000억원이 넘는 상황에서 정원 감축 등 경영 혁신을 미룰 수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공사는 2026년까지 정원 2212명을 감축하는 내용의 공공기관 경영 혁신 계획을 정부에 제출했지만 노조는 정원 감축을 인위적인 구조조정으로 규정하며 파업에 돌입한 상황이다.

서울교통공사 노조 파업 이틀째인 10일 오전 서울 지하철 광화문역에서 시민들이 열차에서 내리고 있다. [연합]

사내 여론도 갈리고 있어 ‘노노갈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교통공사에는 총 3개의 노조가 있는데 이번 파업은 민주노총 산하인 1노조(서울교통공사노조)만 단독으로 강행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파업에 참여했던 한국노총 산하 2노조(서울교통공사통합노조)는 협상 과정에서 “명분 없는 파업”이라며 빠졌고, 2030세대가 주축이 된 3노조(올바른노조)는 처음부터 불참했다. 파업 참가율도 떨어졌다. 파업 첫날인 9일 파업 참가율은 최고 22.9%, 평균 20.5%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파업 참가율(최고 26.9%)보다 4%포인트 정도 낮은 것이다.

시는 9일 노조가 파업을 강행하자 “원칙 대응해 오랜 기간 이어져 온 악습을 뿌리 뽑겠다”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입장문에는 교통공사 타임오프제에 대한 감사 결과도 포함됐다. 노조 간부들 상당수가 타임오프제를 위반해 근무를 하지 않고 월급을 받아왔다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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