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현지시간) 가자지구 최대 병원인 알 시파 병원 위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대형병원 지하에서 하마스 지휘통제소와 인질을 억류한 흔적을 찾았다며 13일(현지시간) 공개했다. 미국은 하마스가 병원과 민간인을 인간 방패로 사용하고 있다고 비난하면서도, 최근 이뤄진 이스라엘의 병원 공격에는 강하게 우려를 표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이날 백악관에서 “병원은 보호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군(IDF)은 이날 가자시티 란티시 병원 지하에서 하마스의 지휘통제소를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IDF 수석대변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란티시 병원 지하실에서 하마스 지휘통제소와 자살조끼, 수류탄, AK-47 소총, 폭발물, 휴대용 로켓포(RPG) 등을 발견했다”며 “하마스가 이곳에서 인질들을 억류했던 흔적도 찾았다”고 말했다.

이스라엘방위군은 알 란시티 병원 지하에서 하마스가 사용하던 무기를 발견했다고 밝혔다.[IDF유튜브]

IDF는 또 병원 내부에서 하마스가 기습 공격 당시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오토바이와 하마스 지도자들이 사용하는 집과 연결된 병원 안 지하터널도 발견했다고 밝혔다.

하가리 소장은 “하마스 테러리스트들이 10월 7일 기습 공격 후 이 병원으로 돌아왔다는 증거도 발견했다”며 “오늘 우리는 하마스가 병원에 숨는다는 사실을 세상에 공개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우리의 전쟁은 가자지구 주민들이 아닌 하마스를 상대로 하는 것”이라며 “주민들을 인간 방패로 사용하는 하마스와의 전쟁”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가지지구 북부 병원들은 이스라엘군에 의해 봉쇄된 상황이다. 이스라엘군은 가자 최대 병원인 알시파병원 출입구에 탱크를 세워두고 연료 등의 반입을 금지하고 있다.

미국도 병원 등이 하마스의 근거지로 사용되고 있다는 이스라엘의 정보가 맞다고 확인하고 있다.

13일 CNN은 미국 정보부 내부 상황을 잘 아는 미국 관리를 인용해 미국은 하마스가 알시파 병원 지하에 지휘통제소를 꾸려 병원의 연료를 사용하고 하마스 대원들이 정기적으로 알시파 안팎에 집결하고 있다고 파악한다고 밝혔다.

존 커비 미국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하마스가 병원과 학교에 본부를 두고 주거용 건물과 아파트 아래에 터널을 파는 방식으로 싸우고 있기 때문에 이스라엘에 추가적인 부담이 있다”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하지만 민간이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어 미국은 병원 폭격을 멈추라고 이스라엘에 경고를 보내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가자지구 병원과 관련해 이스라엘에 우려를 전했느냐는 질문을 받고서 “병원과 관련해 덜 방해적인 행동이 있기를 희망하고 기대하며 우리는 이스라엘과 소통을 유지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포로(인질) 석방을 위해 교전을 중지하려는 노력이 진행되고 있고 그것도 협상하고 있다”면서 “병원은 보호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알시파 병원 측은 하마스와의 연관을 극구 부인하고 있다.

모하마드 아부 살미야 알 시파 병원장은 완전한 민간인 시설임을 호소하며 “이스라엘이 병원 물탱크, 우물, 산소 펌프를 폭격해 모든 필수 장치가 무너져 수술이 필요한 사람들이 모두 죽고 있다”고 CNN에 밝혔다.

병원은 IDF에 발전기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시간당 600ℓ의 연료를 요청했지만 군대는 아직 응답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IDF는 병원 단지 입구에 300ℓ의 연료를 두었다고 반박했다.

살미야 병원장은 “실제로 연료를 두었다고 하더라도, 300ℓ의 연료로는 병원을 30분 정도 운영하면 끝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아무도 감히 병원 밖으로 나갈 수가 없다”며 “며칠 동안 구급차를 운영을 못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구급차가 병원 밖으로 나가기만 하면 의문의 충돌사고를 당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전기가 끊겨 태어난 미숙아들을 인큐베이터에 못 넣고 있다고도 호소했다. 스스로 체온 유지를 못하는 미숙아들을 살리기 위해 임시방편으로 쿠킹호일에 싸서 뜨거운 물 옆에 놓고 있다고 말했다.

알시파 병원 내부에 있는 카데르 알 자누운 알 라비야 네트워크 기자도 CNN에 “병원 안에 있는 사람들이 단체로 굶주리고 있으며, 수돗물이 나오는 시간이 하루에 한 시간도 안 된다”고 절박한 상황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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