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왼쪽 하단)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과 미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내부 모습. [AFP, AP,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미국발(發) 훈풍이 글로벌 증시에 불어오는 모양새다.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이어 생산자물가지수(PPI)까지 하락하면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둔화됐다는 안도감이 시장 전반에 자리잡으며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 사이클 종료에 대한 확신이 커지면서다.

미 뉴욕증시가 연일 랠리를 이어가면서 미국 증시의 영향을 크게 받는 코스피 지수 역시 2500선을 다시 넘어서는 등 반등 속도를 높일 지 관심이 집중된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5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63.51포인트(0.47%) 오른 34,991.21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7.18포인트(0.16%) 상승한 4,502.88을,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9.45포인트(0.07%) 상승한 14,103.84에 거래됐다.

이날 S&P500지수는 4,500선에, 나스닥지수는 14,000대에 안착했다. 다우지수는 종가 기준으로 지난 8월 16일 이후 가장 높았고, S&P500지수는 9월 1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나스닥지수는 8월 1일 이후 최고치였다.

종목별로 보면 시장의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발표한 소매판매점 타겟의 주가가 17%대 급등했다.

의류 할인점 TJ 맥스 등을 자회사로 보유한 TJX는 실적이 예상치를 웃돌았지만 주가는 3%대 하락했다. 이밖에도 월마트는 1%대 올랐고, 백화점인 메이시스는 7%대 상승했다.

기술주는 엇갈린 양상을 보였다. 테슬라는 2%대 상승했고, 아마존닷컴은 1%대 하락했다.

구글 모기업인 알파벳A와 애플은 1% 이내로 상승했다. 반면, 연일 상승세를 이어가던 엔비디아는 1%대 반락했다.

업종 지수를 살펴보면 금융, 헬스, 산업, 소재, 부동산, 통신 관련 지수는 올랐다. 이와 달리 에너지, 기술, 유틸리티 관련 지수는 내렸다.

이날 상승세의 주 원동력은 전일 발표된 미국의 소비자 물가에 이어 도매 물가 상승률도 둔화하며 투심이 개선됐다는 점이다.

미국 노동부는 지난 10월 미국의 생산자물가지수(PPI)가 계절 조정 기준 전월보다 0.5% 하락했다고 밝혔다. 10월 PPI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직후인 지난 2020년 4월 이후 약 2년 반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생산자물가가 전월보다 하락한 것도 지난 5월 이후 다섯 달 만에 처음이었다.

10월 수치는 시장의 예상도 뒤엎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경제학자들은 10월 PPI가 전월보다 0.1% 상승했을 것으로 예상했었다. 10월 상품 물가는 전월보다 1.4% 하락하며 다섯 달 만에 처음으로 하락했고, 앞선 6개월 동안 상승세를 보였던 서비스 물가도 내림세로 돌아섰다.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과 관련된 환영할 만한 소식이 연속적으로 전해지면서 주가가 상승 흐름을 이어가려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투자회사 베어드의 로스 메이필드 투자 전략가는 “CPI 보고서는 시장이 필요한 모든 것을 해줬다”며 “디스인플레이션 추세와 둔화하는 경제를 입증했고, 미 연준이 12월에 다시 금리를 올릴 가능성을 최종적으로 차단했다”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마감 시점 연준이 12월에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은 100.0%를 기록했다.

다만, 단 몇 개의 우호적인 지표로 인플레이션이 잡혔다고 봐서는 안 된다는 신중론도 나왔다. ‘월가(街)의 황제’로 불리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한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단기적인 숫자에 너무 과도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아마도 인플레이션은 보이는 것보다 조금 끈질길 것이며, 그렇게 빠른 속도로 사라지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증시 역시 미국 증시의 호조에 힘입어 상승 곡선 위에 올라탈 것이란 분석이 국내 증권가에선 나왔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이날 코스피 지수가 0.2~0.5% 상승 출발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국내 증시가 지속적으로 상승할 수 있을지는 외국인 투자자의 수급이 지속적으로 유입될 수 있는 투자 환경이 조성될 지 여부란 점에서 최근 흐름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공매도 금지가 발표된 지난 5일 이후 6일부터 15일까지 개인들은 약 3조2000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하고, 15일에는 차익거래성 수급까지 출회하며 1년여 만에 가장 큰 규모인 약 1조8000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며 “같은 기간 외국인은 2조6000억원, 기관은 1조1000억원 순매수하며 국내 증시가 4.5% 상승하는 데 일조했다”고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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