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인투파이브구글, 톰스하드웨어, 안드로이드 오소리티 등 여러 해외 IT 매체에서 크롬이 아닌 브라우저로 유튜브에 접속하면 로딩 속도가 느려진다는 소식을 11월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 내용에 따르면 파이어폭스와 엣지 브라우저에서 유튜브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약 5초간 페이지가 로딩되지 않아 불편하다는 사용자가 속출하고 있다.
파이어폭스·엣지로 유튜브 접속했더니…’로딩 효과만 5초’
파이어폭스로 유튜브 접속 시 로딩 시간이 최소 5초 소요된다 (출처 : Reddit @vk6_)
이날 미국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Reddit)에 해당 증상을 시연한 동영상이 게시됐다. 유튜브에 접속하면 브라우저와 일부 요소의 배경 윤곽이 보이며 페이지를 로딩 중이라는 애니메이션 효과만이 나타났다. 페이지는 5초가 지나서야 제대로 표시됐다. 이 현상은 동영상을 보려고 새 페이지를 로딩할 때마다 발생했다.
문제를 경험한 사용자의 인터넷 속도 문제였을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파이어폭스 확장 프로그램을 사용해 크롬 브라우저로 접속한 것처럼 속이면 지연 시간이 없어진다는 게 드러났다. 심지어 전반적인 로딩 속도도 이전보다 훨씬 빨라졌다.
즉, 사용자가 크롬이 아닌 브라우저로 유튜브에 접속하면 동영상을 보려고 할 때마다 5초 동안 페이지 로딩이 멈추고 로딩 속도도 느려진다는 이야기다. 해당 문제는 파이어폭스뿐만 아니라 윈도우 운영체제에 기본 탑재된 엣지 브라우저에서도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크롬으로 접속한 것처럼 속이면 로딩 현상이 발생하지 않는다 (출처 : Reddit @vk6_)
소식을 보도한 구글 전문 외신 나인투파이브구글은 정황상 구글이 파이어폭스를 견제하기 위해 해당 기능을 도입했을 것으로 추측했다.
최근 구글은 구버전 기술로 개발한 크롬 브라우저용 확장 프로그램을 내년 6월부터 동작하지 않게끔 제한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여기엔 광고 차단 확장 프로그램도 다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크롬 브라우저 대신 구버전 확장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파이어폭스 브라우저로 유튜브를 시청하는 사용자가 늘었다.
매체는 시기가 절묘하게 맞아떨어진다며 정황상 구글이 파이어폭스 사용자가 불편함을 느끼게끔 의도적으로 조작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소식이 전해지자 구글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경쟁사가 개발한 브라우저로 자사 서비스에 접속하면 의도적으로 불편하게 만들어, 사용자가 크롬 브라우저를 설치하길 유도하고 광고 차단까지 막으려 한다는 주장이다.
유튜브에서 발견된 ‘5초 지연 코드’…진실은?
별다른 기능 없이 5초 기다리게 하는 코드 (출처 : Reddit @paintboth1234)
레딧의 한 사용자는 유튜브 웹사이트의 자바스크립트(JavaScript)에서 의도적으로 지연 시간을 발생시키는 코드를 찾았다고 알렸다. 그는 별다른 기능 없이 5초 동안 기다리는 코드가 데스크톱용 유튜브에서 발견됐다고 전했다. 이를 본 다른 사용자들은 해당 코드가 크롬이 아닌 브라우저에서 유튜브 로딩이 느려지는 데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며 구글을 비난했다.
하지만 다른 사용자가 코드를 분석한 결과 사용자 브라우저를 확인하는 기능은 발견되지 않았다. 해당 코드만으로는 사용자가 어떤 브라우저로 접속했는지 파악할 수 없으므로 특정 브라우저에만 지연 시간을 발생시킬 수 없다는 설명이다. 그리고 코드에 사용한 ‘setTimeout’ 함수는 일정 주기마다 기능을 반복 실행할 뿐 페이지 로딩을 5초 동안 멈추는 기능과는 무관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어서 코드를 전체적으로 살펴본 다른 사용자가 ‘5초 지연 코드’는 광고 차단 프로그램이 실행 중인지 5초 간격으로 확인하는 기능이라고 알리면서 논란을 일축했다.
지연 코드 영향 받았을 가능성 있어…구글은 ‘묵묵부답’
정황상 ‘5초 지연 코드’는 유튜브가 광고 차단 프로그램을 제한하는 기능을 도입하면서 추가한 코드로 보인다. 하지만 코드 내용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부분이 남았다.
광고 차단 프로그램에 해당 코드가 포함된 기능을 차단하도록 사용자 필터를 추가했더니 기존에 지연 현상이 발생하던 브라우저에서도 유튜브 페이지가 곧바로 로딩됐다. 즉, 5초 지연 코드가 어떤 방식으로든 페이지 로딩 속도에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다.
나인투파이브구글은 단순한 버그일 가능성도 있다고 언급했다. 브라우저마다 기반 엔진이 달라 코드가 잘못 적용됐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크롬은 블링크(Blink) 엔진을, 파이어폭스는 겍코(Gecko) 엔진을 사용한다. 매체는 광고 차단 프로그램 감지용 코드에 적용돼야 할 5초 지연 코드가 개발자 실수로 겍코 엔진 기반 브라우저에 적용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한편 나인투파이브구글은 크롬 브라우저에서 확장 프로그램을 통해 파이어폭스로 접속한 것처럼 위장해도 로딩 지연 현상은 발생하지 않았다며, 증상이 일관되지 않은 것으로 보아 기술적 오류일 가능성이 더 커졌다고 덧붙였다.
구글은 이 문제에 대해 아무 공식 답변도 내놓지 않았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이병찬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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