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잠비아에서 채굴된 구리 원광이 남아프리카 공화국 더반 항구로 옮겨진 다음 4월4일 선적을 앞두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전 세계적 구리 품귀 현상으로 가격이 폭등하는 상황이 오히려 통신사들에 이익을 확대할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기존에 깔아 둔 통신 회선에서 구리를 회수해 재활용하면 새 수익원으로 삼을 수 있다는 것인데 미국과 유럽에서 이런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30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AT&T와 영국 BT 그리고 프랑스 오랑주 S.A.는 기존에 설치한 통신 회선을 광케이블로 바꾸는 과정에서 구리 재활용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구리는 전기 전도성이 높고 비슷한 성질을 띤 금속들보다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했었기에 통신선의 재료로 쓰였다.

그러나 최근 전기차와 신재생에너지 등 기후변화 대응에 핵심이 되는 산업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품귀 현상을 겪을 정도로 수요가 폭증해 가격이 치솟았다.

올해 들어서만 가격이 20% 가량 올라 5월 넷째 주 톤당 1만1천 달러(약 1517만 원)에 거래됐다. 향후 4년 내 가격이 톤당 4만 달러까지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한편에서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통신사들이 구리 가격 상승을 역이용해 재활용 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 것이다.

글로벌 투자사 TXO 관계자는 블룸버그를 통해 “BT를 포함 전 세계 12곳 이상 통신사들이 관련 논의를 진행중이다”라며 “앞으로 10년 동안 최대 80만 톤의 구리를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며 이는 현재 가격 기준 70억 달러(약 9조6580억 원) 가치”라고 설명했다.

회수한 구리를 다른 업체들에 판매해 새 수익원으로 삼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재활용 구리를 신품보다 조금 저렴한 6천~9천 달러에 판매하고 여기서 비용을 제해도 30% 정도의 이익률를 기록할 수 있다는 추산도 제시됐다.

통신사 BT 자회사인 오픈리치 관계자는 “2030년 정도까지 20만 톤의 구리를 재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비용을 제하고도 큰 순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이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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