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미지 기자] 배우 하정우가 실존 인물을 연기한 만큼 어느 때보다 진심으로 다가섰다.

영화 ‘추격자’, ‘국가대표’, ‘범죄와의 전쟁 : 나쁜놈들 전성시대’, ‘더 테러 라이브’, ‘암살’, ‘아가씨’, ‘터널’, ‘신과함께’ 시리즈 등 수많은 한국을 대표하는 작품에서 자신만의 색깔로 리얼하면서도 매력 있게 캐릭터를 그려내며 큰 사랑을 받은 하정우가 신작 ‘1947 보스톤’을 통해 올 추석 극장가에 진한 감동을 안겨주고 있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헤럴드POP과의 인터뷰에서 하정우는 ‘비공식작전’의 성적 저조로 쓴 맛을 봤지만, ‘1947 보스톤’의 경우는 잘돼 모두가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솔직히 털어놨다.

‘1947 보스톤’은 1947년 광복 후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 대회에 출전하기 위한 마라토너들의 도전과 가슴 벅찬 여정을 그린 감동 실화. ‘쉬리’, ‘태극귀 휘날리며’ 등을 통해 한국 영화의 발전을 이끈 강제규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하정우는 과거 강제규 감독의 목격담을 전하며 강제규 감독과의 작업을 꿈꿨었다고 회상했다.

“대학교 선배님이시기도 하고 신인 때부터 오며가며 자주 인사드리고 했었다. 2003~4년도쯤에는 식당에 밥을 먹으러 갔다가 강제규 감독님과 연출부로 보이는 무리들과 열띤 토론을 나누는 모습을 목격한 적이 있다. 난 오디션을 보러 다닐 졸업반이었어서 나도 저기 껴서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감독님이 안 불러주시나 생각을 하면서 기다렸는데, 마침내 시나리오를 받고서 15년 만에 함께 하게 됐다.”

하정우는 극중 1947년 보스턴의 기적을 이끄는 마라톤의 전설 ‘손기정’ 역을 맡았다. 민족의 영웅으로 떠올랐지만 동시에 일제의 탄압으로 더 이상 마라톤을 할 수 없게 된 ‘손기정’은 그로부터 10여년이 흐르고, 해방된 조국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하는 첫 국제 대회인 1947년 보스턴 마라톤 대회의 감독을 맡아 빼앗긴 영광을 되찾기 위해 나서는 인물이다. 하정우는 실존 인물인 ‘손기정’으로 거듭나는 과정에 있어서 누가 되지 않기 위해 고민 또 고민을 했다.

“손기정 재단에 계신 분들을 통해서 손기정 선생님이 살아계실 때 어떠셨고, 어떤 삶을 사셨고 등의 이야기들을 전해들었다. 손기정 선생님이 워낙 유명하신 분이라 연기하기 부담스럽기는 했다. 가족들에게 누가 되지 않으려고 신경을 많이 썼다. 연기할 때 보통 나로부터 출발하는데 이번 작품의 경우는 선생님이 보고 계시지,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지. 그래서 어땠을까, 어떤 심정이었을까 등 손기정 선생님의 생각을 했다.”

이어 “일본의 핍박을 받다가 서윤복이라는 사람을 만나 보스톤 대회에 출전시켜서 태극마크를 달게 하기까지의 그 여정을 생각했다”면서도 “엄청나게 많은 갈등과 고민과 고난의 시간이었을 것 같은데 그것을 내가 함부로 어떻게 해석하기도, 표현하기도 조심스러웠던 건 사실이다. 그래서 이 인물에 대해, 작품에 대해 잘 아시는 감독님과 이야기를 많이 했다. 유난히 감독님에게 많이 여쭤봤다”고 강조했다.

하정우는 ‘백두산’ 촬영 당시 무릎 부상을 당했고, 수술까지 하면서 ‘1947 보스톤’에서 임시완과 같이 뛰는 장면이 자전거 타는 장면으로 변경되기도 했다.

“‘백두산’에서 군화 신고 액션신을 찍는데 불규칙한 돌들이 깔린 벌판에서 뛰다가 잘못 밟아서 무릎이 약간 손상됐다. 그 전부터 하도 뛰고, 농구를 많이 해서 무릎이 좋지 않았는데 그게 큰 충격이 된 거다. 응급처치를 받고 마지막 날 엘리베이터신에서 뛰다가 무릎에서 뚝 소리가 나면서 주저앉았다. 마지막 촬영이라 다 끝내고 병원에 갔더니 연골이 찢어졌다고 무조건 수술해야 한다고 하더라. 양쪽 40%씩 도려냈다. 재활하고 두달 있다가 ‘1947 보스톤’ 촬영을 시작했는데, 절대 뛸 수 없는 상태였다. 임시완과 같이 뛰는 거였는데 자전거를 탔다.”

무엇보다 하정우는 이번 작품에서 제2의 손기정을 꿈꾸는 불굴의 마라토너이자 1947년 보스턴 마라톤 대회 국가대표 ‘서윤복’으로 분해 마라토너의 단단하고 다부진 체구를 재현하기 위해 철저한 식단 관리를 병행, 체지방을 6%대까지 낮추며 실존 인물과의 싱크로율을 최대로 끌어올린 임시완을 향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시완이는 늘 질문하는게 아카데믹하다. 뭐든지 열심히 하는 친구인 거다. 촬영장에서 본인 몸을 만들고, 식단조절하는 걸 징그러울 정도로 하더라. 우리가 맛있는 걸 먹으러 가도 따로 도시락을 싸들고 다녔다. 미안하면서도 대단하다 싶었다. 본인이 배우로서 일을 하는데 있어서 진심이고 끝까지 노력한다. 아카데믹적인데, 그 순수한 열정이 고스란히 영화 속에 담겨져있어서 감동 포인트라는 생각을 했다. 이 영화에서 굉장히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 보고 그렇게 멋지게 표현해줘서 고맙다고 따로 연락도 했다.”

앞서 하정우는 ‘비공식작전’ 개봉 후 주지훈과 성시경의 유튜브 채널 출연을 자청, 성적 저조에 눈물 파티를 했다고 솔직히 고백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하정우는 ‘1947 보스톤’은 명절에 어울리는 영화라며 흥행을 기원했다.

“‘1947 보스톤’은 명절에 어울리는 영화 같다. 단순히 마라톤 스포츠 영화로 보기에는 감동적인 휴먼드라마에 가까운게 아닌가 싶다. 재밌게 부담없이 만끽할 수 있는 작품이 아닐까 싶다. 난 너무 다행스럽게 재밌게 봤다. ‘비공식작전’을 모두 기대했는데 그런 결과를 받게 되어 마음이 아팠다. ‘1947 보스톤’은 잘되길 바랄 뿐이고, 강제규 감독님, 모든 배우들, 제작사가 행복하면 좋겠다. 하하.”
popnews@heraldcorp.com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1
0
+1
0
+1
0
+1
0
+1
0

댓글을 남겨주세요.

Please enter your comment!
Please enter your name 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