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비전을 비롯한 다양한 영상매체들이 등장하기 시작하면서 라디오의 인기가 옛날보다 시든 것이 사실입니다. 예전에는 라디오 기기가 꼭 있어야만 들을 수 있어서 라디오를 가지고 있는 집에 다 같이 모여서 듣거나 가게에서만 들을 수 있었는데 요즘은 간편하게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면 어디서든 쉽게 들을 수 있습니다. 현재 방송되고 있는 많은 라디오 프로그램 중 많은 청취자의 사랑을 받고 있고 또 받았던 장수 라디오 프로그램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함께 알아봅시다.

 

 

배철수의 음악캠프

 

1990년 3월 19일 첫 방송 이후 지금까지 31년째 진행 중인 ‘배철수의 음악캠프’. 평소 라디오를 잘 듣지 않는 사람이라도 배철수의 목소리를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프로그램이죠. 팝 전문 프로그램으로 대중가요와 트로트가 대세인 요즘에도 꿋꿋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대표 라디오입니다. 오프닝 곡인 롤링스톤스의 ‘Satisfaction’이 한 번도 바뀌지 않아 프로그램만큼 유명한 곡이기도 하죠. 역사가 깊은 만큼 기록도 많은 이 라디오는 24년 최장수 게스트인 대중음악 평론가 임진모, 최장수 작가 김경옥 님과 함께 일하고 있으며, 게스트는 무려 280팀이나 출연했다고 합니다. 지난해에는 방송 30주년을 맞아 영국 런던 BBC 스튜디오에서 ‘Live at the BBC’라는 제목으로 특집 생방송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박소현의 러브게임

 

‘박소현의 러브게임’의 DJ 박소현은 1994년 MBC FM4U ‘FM 데이트’ DJ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습니다. 러브게임은 1999년부터 2007년 4월까지 진행되다가 1년여 정도 다른 방송으로 대체되었는데요. 그 후 2008년 부활한 ‘박소현의 러브게임’은 현재도 계속 진행 중입니다. 박소현 특유의 나긋하고 나른한 목소리로 퇴근길 직장인들을 위로하고 하루를 함께 마무리하며, 끊임없이 청취자들과 소통하며 방송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박소현은 장수 라디오 프로그램의 DJ에 걸맞게 ‘SBS의 목소리’로도 선정된 바 있습니다.

 

 

이문세의 별이 빛나는 밤에

 

1985년부터 1996년까지 11년간 ‘별이 빛나는 밤에’를 진행해오며 ‘별밤지기’라는 애칭을 탄생시킨 DJ, 바로 이문세입니다. 우리나라 역대 최고의 라디오 프로그램과 라디오 진행자를 조사한 결과 가장 기억에 남는 진행자 1위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별이 빛나는 밤에’는 당시 공부에 지친 학생들의 유일한 탈출구였으며 TV가 제대로 보급되기 전 하나밖에 없는 친구이기도 했는데요. 건전한 여가활동의 선두주자로 청취율이 20%를 훌쩍 뛰어넘을 정도였다고 하니 그 인기가 상상이 안 되죠?

 

 

최화정의 파워타임

 

1996년도부터 올해 25년 차에 접어든 ‘최화정의 파워타임’은 SBS 파워FM 개국과 동시에 시작한 SBS 라디오 최장수 프로그램입니다. DJ인 최화정은 파워타임을 진행하기 전인 1990년 KBS 라디오 ‘당신이 최고’, ‘활기찬 새 아침’, ’최화정의 가요광장’까지 거친 베테랑 DJ라는 거, 알고 계셨나요? 최화정만의 독특한 화법과 통통 튀는 목소리는 나른한 점심시간을 활기차게 보낼 수 있게 도와주며, 출연하는 게스트를 보는 재미가 있을 뿐 아니라 최신 음악들을 접하기에 좋아서 듣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는 사실!

 

 

강석, 김혜영의 싱글벙글쇼

 

1973년 방송된 국내 최장수 라디오 프로그램인 MBC ‘강석, 김혜영의 싱글벙글쇼’. 10~20대에게는 다소 낯선 프로그램과 DJ로 느껴질 수도 있는데요. 강석과 김혜영은 코미디언으로 데뷔했지만 DJ를 맡은 이후 라디오 진행에 매진하며 열정을 쏟아부었다고 합니다. 특히 김혜영은 결혼식을 마친 후 웨딩드레스를 입고 방송을 진행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습니다. 또 제주도로 신혼여행을 간 뒤에도 제주도 MBC에 찾아가 이원 생방송으로 라디오를 진행했다고 하니 그 열정이 느껴지시나요? 이렇게 33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진행되었던 싱글벙글쇼는 2020년 5월 라디오 개편과 함께 마무리하게 되었고 전설의 라디오 프로그램으로 기록되었습니다.

 

 

두시탈출 컬투쇼

 

2006년 5월 1일 첫 방송을 시작한 ‘두시탈출 컬투쇼’. 정찬우와 김태균의 거침없는 입담으로 인기를 끌었던 컬투쇼는 라디오 프로그램으로는 최초로 공개방송을 열어 10만 명이 넘는 청취자들이 스튜디오를 다녀갔습니다. 컬투쇼의 베스트 사연은 따로 편집해서 레전드 사연으로 인터넷상에 떠돌 정도로 인기가 많기도 합니다. 컬투쇼가 장수할 수 있었던 이유는 DJ 컬투의 직설적인 화법과 솔직함, 그리고 사람들과 허물없이 지낼 수 있는 친화력 덕분이며 때문에 지금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프로그램입니다.

 

 

김영철의 파워FM

 

매일 아침 잠에서 깨워주는 밝고 경쾌한 목소리가 흘러나오는 방송, 바로 ‘김영철의 파워FM’입니다. 출근하면서 듣는 직장인들이 많은 방송인 만큼 생활에 유용한 정보, 상식 등을 함께 알 수 있는 코너가 많은 것이 장점입니다. 요일별로 역사, 영어, 예술 공부까지 할 수 있는 건 덤! 지루하지 않고 머리에 쏙쏙 들어오며, 주로 소개되는 사연도 세대를 아우르지 않고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 많아 이른 아침 하루를 시작하며 듣기 좋은 방송입니다.

 

 

푸른 밤, 그리고 성시경입니다

 

“잘 자요”라는 클로징 멘트로 유명했던 MBC FM4U ‘푸른 밤, 그리고 성시경입니다’를 아시나요? DJ 성시경의 달달한 목소리로 많은 여성 청취자들의 사랑을 받았으며 클로징 멘트는 이 프로그램의 트레이드마크가 되기도 했습니다. 이미 발라드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던 국보급 목소리인 성시경이 DJ를 맡는다는 자체부터 화제가 되었던 푸른 밤. 2005년부터 군입대하기 전까지 약 2년 7개월 동안 진행했으며 다른 장수 프로그램에 비하면 기간이 짧은 편이지만, 군대에 가지 않았으면 아마 오랫동안 사랑받았을 프로그램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신해철의 고스트네이션

 

‘고스트네이션’은 지금은 하늘의 별이 된 ‘마왕’ 신해철이 진행했던 프로그램으로 2001년 4월 1일 시작했으며 주로 새벽 시간대에 방송되었습니다. 처음엔 SBS 파워FM에서, 그리고 MBC로 자리를 옮겨 진행하다가 다시 SBS로 넘어와서 방송하게 되는 등 2012년 10월 완전히 막을 내리기 전까지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처음부터 끝까지 신해철에게 맞춰진 방송이라 신해철이 방송을 못 하는 사정이 생겼을 때는 재방송을 틀거나 음악만 트는 것으로 대체하고 다른 DJ는 세우지 않았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고스트네이션은 신해철이나 넥스트에 대한 팬페이지를 겸하는 일이 많았으며 마니아층이 두터운 라디오였습니다.

 

 

아름다운 이 아침 김창완입니다

 

매일 오전 9시에서 11시, SBS 파워FM에서 방송되는 프로그램으로, DJ는 전 산울림의 멤버이자 김창완 밴드의 리더 김창완 님입니다. ‘아름다운 이 아침, 김창완입니다’를 줄여 ‘아침창’이라고 부르고 있으며 김창완이 40대에 시작하여 60대가 될 때까지 라디오를 진행해온 탓에 청취자들은 DJ를 아저씨라고 스스럼없이 칭하는 걸 볼 수 있습니다. 누구나 부담 없이 들을 수 있는 것이 장점이며 특히 30대 이상의 주부들에게 특화된 프로그램입니다. 파워FM을 거친 역대 모든 DJ 중 가장 나이가 많기도 하며 그만큼 노련한 DJ이기도 합니다. 

글 : 전신영 press@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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