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이 따갑지 않고 바람도 선선한 가을은 가볍게 외출하기 좋은 계절이다. 또한 가을 탄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여느 때보다 감성이 충만해지는 시기이기도 하다. 이럴 때 만나는 좋은 예술 작품들은 그 어느 때보다도 깊은 인상을 남기고 영혼을 살찌우기 마련이니, 전시를 보러 가기 딱 좋은 시점이다. 2021년 가을 놓치지 말고 꼭 방문해보아야 할 전시들을 기억해두었다가 찾아간다면 짧아서 아쉬운 가을의 낭만을 오랫동안 간직할 수 있을 것이다.

 

앨리스 달튼 브라운 ‘빛이 머무는 자리’

 

2021년 10월 21일까지, 삼성역 마이아트뮤지엄

 

앨리스 달튼 브라운은 뉴욕을 기반으로 한 리얼리즘 기법으로 그림을 그리며, 그녀의 작품은 뉴욕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뉴욕 공립도서관 등 유수의 기관이 소장하고 있고 많은 콜렉터들의 사랑을 받는다. 자연과 인공적인 소재의 대비를 섬세하게 그려내며 빛, 물, 바람이 어우러져 청량하고 평화로운 휴식을 준다. 이번 전시는 그녀의 해외 최대 규모 해외전이다.

 

ART Collective; Now&Never

2021년 11월 21일까지, 동탄 롯데갤러리 아트스페이스 & 아트월에서

 

롯데백화점 동탄점 내 롯데갤러리 아트스페이스 & 아트월에서 개최되는 이번 전시는 한국을 대표하는 이우환, 박서보, 이강소 등 거장들의 작품뿐만 아니라 오스 제미오스와 미스터, 캐서린 번하트, 헤르난 바스 등 도시문화를 배경으로 자유로운 시각문화를 선보이며 급부상한 해외 작가들의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쇼핑과 전시를 함께 누려보는 것은 어떨까.

 

나누어 먹기 좋은 것, 나누어 살기 좋은 곳

2021년 11월 30일까지, 빵굿피자

 

피자를 먹으며 전시도 즐기는 색다른 전시다. 피자는 보통 4~8조각으로 나누어 먹으며 양이 충분하고 동등하게 나눠 먹기 좋은 음식이다. 피자는 많고 적음의 양적 기준을 벗어나 나누어 먹었을 때, 그 맛이 지루하지 않으며 넉넉한 연대의 감정을 나눌 수 있게 된다. 피자를 먹듯, 우리가 나누어 먹었으면 하는 것에 대해 자신의 언어로 표현한 5명의 아티스트를 전시한다.

 

NORMAL LIFE : Be Normal and People’

2021년 11월 28일까지, 삼청동 갤러리애프터눈

 

일상에 대한 탐구와 사유를 기반으로, 다양한 인간 군상의 모습을 자유롭고 대담한 선과 색채로 표현하는 작업을 이어오고 있는 김희수 작가의 개인전이다. ‘Normal Life’라는 대주제 아래 평범한 일상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물으며 꾸준히 작품 세계를 선보여 온 작가는,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팬데믹의 장기화로 더욱 간절해진 ‘평범함’와 ‘일상적임’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어 다시금 관객들과 소통하고자 한다. 무심한 듯 보이는 평범한 표정 속에 일상의 희로애락이 잔잔하게 묻어난다.

 

BTS X JAMES JEAN SEVEN PAHASES

2021년 11월 14일까지, 하이브 인사이트

 

세계적인 그룹 BTS의 매력이 유명 작가의 드로잉과 스케치로 재해석되었다. 내면의 눈으로 삶의 면면에 그만의 내러티브를 더해 환상적인 판타지를 창조하는 대만계 미국 작가 제임스 진이 그려내는 세밀하고 몽환적인 세계 속에서 방탄소년단을 만나볼 수 있다. BTS를 사랑한다면, 혹은 관심이 있다면 놓치지 말아야 할 전시다.

 

사람, 숫자, 인구로 보는 한국현대사

2021년 11월 21일까지, 대한민국역사박물관 3층 전시실

 

197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급격한 인구 증가로 인한 여러 사회 문제를 걱정하던 한국 사회가 이제는 저출산에 따른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또 다른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인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학술 연구와 정책 지원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 사회 구성원들이 각자의 삶의 자리에서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먼저 세심한 관심을 가지는 일일 것이다. 이번 전시는 숫자가 품고 있는 사람 이야기를 살펴보며 한국현대사에서 제기된 다양한 형태의 인구 문제를 되짚어 본다.

 

요시고 사진전: 따뜻한 휴일의 기록

2021년 12월 5일까지, 그라운드시소 서촌

 

포토그래퍼 요시고의 국내 첫 개인전이다. 푸른 지중해를 둘러싼 유럽의 휴양지부터 마이애미, 두바이, 부다페스트 등 세계 여러 여행지를 기록한 350여 점의 사진들을 건축, 다큐멘터리, 풍경 세 가지 섹션으로 구분해 선보인다. 스페인 사진작가 요시고는 평범한 풍경과 장소를 부드러운 색감과 정갈한 프레임으로 담아낸 사진들을 선보인다.

 

정원 만들기 GARDEN ING

2021년 10월 24일까지, 피크닉

 

정원을 통해 헌신과 돌봄이라는 인간의 본성을 확인하고 나아가 모두가 자신만의 한 평 정원을 만드는 꿈을 꾸도록 독려하고자 하는 전시다. 체코의 대문호 카렐 차페크부터 퀴어 영화감독 데릭 저먼까지, 열정적으로 자신의 정원을 가꾸고 그 노동으로부터 얻은 사색과 영감을 작품 세계로 옮긴 예술가들이 다수 소개되며 미술가 최정화, 영화감독 정재은, 그래픽디자이너 박연주, 화가 박미나 등 여러 분야의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정원의 의미를 되짚어 본다.

 

거인 별에서 온 텔레파시 : 우주선을 고쳐줘!

2021년 12월 31일까지, DMC홍보관

 

아이와 함께 가기 좋은 전시다. 아이들은 주인공이 되어 각 전시장에 마련된 미션을 완수하면서 외계인 ‘거이니지’의 우주선 수리를 도와줘야 한다. 손으로 터치하여 운석을 터트리고, 모션 감지기로 조종하는 우주선을 운전하며, 소화기로 우주선의 불을 끄는 등 게임 형식으로 구현된 전시 작품들로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걷거나 손으로 만지면 색이 달라지는 징검다리와 에너지 기둥, 운석 충돌로 인해 흔들리는 우주선과 같은 설치 작품들도 있다.

 

플라워 바이 네이키드

오픈런, 서울시 마포구 양화로 188 AK& 홍대 4층

 

꽃을 테마로 자연의 순환에 따라 살아 숨 쉬는 비밀의 화원을 구현한 전시다. 사계절 내내 눈이 내리는 빅북(Big Book), 반짝이는 만화경 거울 속에서 금빛 황홀감에 빠져들 수 있는 글로윙가든(Glowing Garden), 흩날리는 꽃잎을 바라보며 후각과 촉각으로 자연의 평화로움을 느낄 수 있는 칠(Chill)과 단델리온(Dandelion), 달콤한 꽃향기가 코끝을 간지럽히는 시크릿 가든(Secret of Secret Garden) 등 총 8개의 존으로 구성되어 있다.
 

글 : 임수정 press@daily.co.kr
공감 뉴스 © 데일리라이프 & Daily.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1
0
+1
0
+1
0
+1
0
+1
0

댓글을 남겨주세요.

Please enter your comment!
Please enter your name 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