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비무장지대 내 GP에서 목재로 시설을 복원하는 모습이 우리 군 지상관측장비를 통해 확인됐다. [국방부 제공]

[헤럴드경제=오상현 기자] 북한이 9‧19 군사합의 사실상 파기 선언에 이어 비무장지대(DMZ)내 감시초소(GP) 복구에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군 관계자는 27일 기자단과 만나 전선지역에서 우리군 감시장비로 촬영한 사진을 공개한 뒤 “북한군이 9‧19군사합의에 따라 파괴했던 GP 자리에 목재로 관측소를 만들고 있는 모습이 확인됐다”며 “야간 열상감시장비로 확인해보니 야간에 경계근무를 서고 있는 것도 확인됐다”고 밝혔다.

군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북한군은 기존에 파괴한 GP 상단에 목재로 감시소로 추정되는 구조물을 만들고 얼룩무늬로 도색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 경계호를 만들고 무반동총으로 추정되는 장비를 GP 내로 이동시키는 장면도 포착됐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주로 동부지역에서 GP시설의 복원을 지난 24일부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며 “감시소는 필수 경계시설이라 10개소를 다 만들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북한이 GP내 감시시설을 복구하는 의도와 관련해 “9‧19 군사합의를 사실상 파기 선언 한 만큼 기존 시설물을 복원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또 “과거보다 GP에서의 활동과 해안포 개방이 많이 늘었다”며 “기존에는 평균 1개소에서 1~2문 정도의 해안포 포문을 개방했다면 지금은 그 보다 수배 늘었다”고 덧붙였다.

앞서 북한 국방성은 지난 23일 발표한 성명에서 남측이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에 대응해 일부 조항 효력정지 조치를 취하자 9‧19군사합의에 더 이상 구속되지 않겠다며 지상과 해상, 공중을 비롯한 모든 공간에서 군사적 긴장과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취했던 군사적 조치들을 철회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국방성은 성명에서 “군사분계선(MDL) 지역에 보다 강력한 무력과 신형군사장비들을 전진 배치할 것”이라고도 했다.

남북한은 9‧19 군사합의 체결 이듬해인 지난 2019년 1월 폭파 방식과 굴착기를 동원한 방식으로 각각 10여개의 GP를 철거한 바 있다.

27일 국방부는 전방지역 감시장비로 북한군이 GP내로 중화기인 무반동총을 반입하는 모습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국방부 제공]

이와 함께 군 관계자는 북한의 정찰위성과 관련 “첩보를 고려할 때 위성체는 정상적 궤도에 진입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궤도를 계속 돌고 있다고 평가된다”고 밝혔다.

이어 “과거 대포동 2호를 이용해 쏘아 올렸던 광명성 4호에 비하면 일부 기술적 진보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면서도 “지난 5월 발사한 위성의 잔해를 인양해 한미가 분석한 결과 효용성이 매우 낮은 조악한 해상도를 가진 것으로 평가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발사 후 대략 수개월 동안 자세와 영상품질, 보완 등 과정을 거쳐야 한다”며 최종적인 성공 여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북한이 군사정찰위성 ‘만리경1호’로 서울과 평택, 오산, 부산 등 한반도와 괌, 하와이 등 미군기지를 촬영했다는 주장에 대해 군 당국은 “보여주기식 선전활동”이라고 평가했다.

북한은 지난 25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 평양종합관제소를 찾아 오전 9시 59분 40초부터 10시 2분 10초 사이 정찰위성이 진해, 부산, 울산, 포항, 대구, 강릉 등 중요 표적 지역을 촬영한 사진을 봤다고 보도했다.

이어 “오전 10시 1분 10초에 촬영한 사진에는 부산 남구 용호동에 있는 군항에 정박해 있는 미 해군 항공모함 ‘칼빈슨’함도 포착했다”고 주장했고 “평양 시각 25일 새벽 5시 13분 22초에 정찰위성이 미국 하와이 상공을 통과하며 진주만의 해군기지와 호놀룰루의 히캄 공군기지 등을 촬영한 사진도 김정은이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주장에 대해 군 관계자는 “북한의 군사정찰위성을 이용한 정찰활동이 물론 위협은 되지만 북이 과연 짧은 기간에 해상도 등의 문제를 극복했을지에 대한 의문이 남는다”며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에 대한 판단은 한미 동조하에 지속적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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