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서울 조계사에서 열린 상월결사 인도순례 회향식에서 회향사하는 자승 스님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경기 안성경찰서는 지난달 29일 칠장사 요사채(승려들의 거처 장소) 화재 현장에서 확인한 법구가 자승스님(69)으로 확인됐다고 1일 밝혔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자승스님과 유족의 DNA 감정을 의뢰했던 경찰은 국과수로부터 이같은 회신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시신 부검에서는 “화재사로 추정된다”는 1차 소견도 전달받았다고 했다.

국과수, 소방당국 등 관계기관과 현장에서 합동 감식을 했던 경찰은 조사 결과 발화부는 요사채 좌측 방으로 추정된다고도 했다. 다만 발화원은 현 단계에서 단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30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 대웅전에 전날 경기 안성시 죽산면 칠장사에서 화재로 입적한 자승스님의 분향소가 마련되어 있다. [연합]

이번에 화재가 발생한 요사채는 방 2개와 마루, 화장실 등이 있는 구조로 알려졌다.

경찰 측은 “정확한 화재 경위는 국과수 정밀 감정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추후 판단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29일 오후 6시50분께 안성시 죽산면 칠장리 소재 사찰인 칠장사 내 요사채에서 불이 나 자승스님이 입적했다.

자승스님은 조계종 33대와 34대 총무원장을 지낸 조계종 고위 인사다.

조계종은 사고 이튿날인 지난달 30일 브리핑을 열고 자승스님이 스스로의 선택으로 분신했다는 판단을 내놓았다.

조계종 대변인은 자승스님에 대해 “종단 안정과 전법도생을 발원하며 소신공양 자화장으로 모든 종도들에게 경각심을 남겼다”고 했다.

소신공양은 불교에서 자기 몸을 태워 부처 앞에 바치는 것을 뜻한다.

자승스님의 장례는 오는 3일까지 조계종 종단장으로 치러진다. 3일 영결식을 마친 후 자승스님 소속 본사인 용주사 연화대에서 다비장이 봉행된다.

30일 서울 조계사 대웅전에 마련된 자승스님 분향소에서 대한불교조계종 스님들이 추모 법회를 하고 있다.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을 지냈던 자승스님은 전날 경기 안성시 죽산면 칠장사에서 화재로 입적했다. [연합]

한편 현재까지의 폐쇄회로(CC)TV 분석 결과로는 불이 난 요사채에 자승스님 외 다른 출입자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CCTV에는 자승스님이 인화성 물질이 담긴 것으로 추정되는 하얀색 플라스틱 통 2개를 들고 요사채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도 담겨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자승스님이 갖고 있던 플라스틱 통에 무엇이 들어있었는지, 화재와 연관성이 있는지 등을 다각도로 수사할 계획이다.

수사당국은 차량 내에서 나온 2장 분량의 메모에 대해 필적 감정을 할 방침이다.

이 메모에는 “이곳에서 세연이 끝내게 되어 민폐가 많았소”라며 “이 건물은 상좌들이 복원할 것이고, 미안하고 고맙소. 부처님법 전합시다”라고 칠장사 주지 스님에게 전하는 메시지 등이 들어있었다.

국가정보원은 경찰 수사와 별도로 현장 점검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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