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국적 항공사인 콴타스 항공이 창사 100년 만에 처음으로 승무원 복장 규정을 대폭 완화했다.

9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 보도에 따르면 이날 콴타스 항공은 성명을 내고 남녀 승무원의 복장 관련 규정을 완화했다고 밝혔다.

이번 규정 개정으로 인해 이 항공사 여승무원은 하이힐 대신 굽 낮은 신발을 신고 근무할 수 있게 됐으며, 화장도 더 이상 의무가 아니다.

이와 반대로 남성 승무원은 원할 경우 파운데이션이나 컨실러 등의 색조 화장을 할 수 있고, 단정하게 묶기만 하면 원하는 만큼 머리를 길게 기를 수도 있다.

또 과거 복장 규정에는 여성 승무원은 남성 승무원보다 큰 시계를 찰 수 없다는 제약이 있었는데, 이제는 남녀 승무원 모두 보석 귀걸이나 손목시계 등의 장신구를 원하는 만큼 제한 없이 착용할 수 있게 됐다.

콴타스 항공이 복장 규정을 손질한 것은 1920년 창립 이후 처음이다. 이번 조치에 대해 콴타스항공은 “우리는 우리의 다양성을 자랑스럽게 여긴다”면서 “이는 자사 승무원이 겪었던 오랜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호주서비스노조(ASU)는 콴타스 항공의 복장 규정 완화는 “근로자의 거대한 승리”라며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앞서 ASU는 승무원 복장 규정을 완화할 것을 콴타스항공에 지속해서 요청해 왔었다.

콴타스 항공의 이번 조치는 글로벌 항공업계의 변화에 동참한 것으로, 최근 항공업계는 성별에 따른 승무원 복장 구분이나 제한 등을 점점 없애는 추세다.

지난해 1월 영국 항공사 버진 애틀랜틱은 승무원은 문신을 가려야 한다는 규정을 없앤 데 이어 같은 해 9월에는 승무원, 조종사 및 지상 직원은 성별과 상관없이 빨간색 스커트 수트 또는 버건디 바지의 유니폼 중 자신이 가장 편안하다고 느끼는 옷을 골라 입을 수 있도록 했다.

이후 경쟁사인 영국항공(BA)도 지난해 11월 모든 직원들은 성별에 관계없이 마스카라와 인조 속눈썹을 포함한 화장을 할 수 있게 하면서 검은색과 형광 색상을 제외하면 남녀 모두에게 매니큐어도 허용했다.

BBC는 “다만 콴타스 항공은 승무원이 문신을 노출해서는 안 된다는 규정과 치마 유니폼을 입을 경우 스타킹을 신어야 한다는 규정은 바꾸지 않았다”고 전했다.

中 하이난 항공은 “승무원 체중 감량 요구할 것”

한편 이 같은 흐름에 역행하는 항공사도 있다. 최근 중국의 하이난 항공은 객실 승무원들에게 ‘전문 이미지 검사와 관리 지침’이라는 통지를 발송하면서 여성 승무원을 체형과 체중에 따라 분류하고, 기준 체중을 초과하는 승무원에게는 운항 중단과 함께 체중 감량을 요구할 것임을 밝혔다.

이 항공사는 통지에서 기준 체중을 ‘키(㎝)-110’으로 계산한다고 명시했는데, 이에 따르면 키가 165㎝인 여성 승무원의 기준 체중은 55㎏이 된다.

하이난 항공은 “여성 승무원에게 체중 감량 요구를 도입하는 것은 전문적인 이미지를 유지하는 것”이라며 “하이난 항공이 외부에 매력적인 명함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률 전문가와 항공업계 등은 “여성 승무원에 대한 체중 기준은 절대적인 위법 행위이며, 추가적인 노동 의무를 부과하는 것”이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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