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경제=김영택 기자] SK하이닉스의 핵심 반도체 기술을 중국 화웨이에 유출한 혐의를 받는 중국 직원이 국내 법원에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화웨이는 고액 연봉을 미끼로 SK하이닉스 직원에 접근, 주요 기술 정보를 빼돌린 것으로 드러났다.

28일 한 언론매체와 업계에 따르면, 경기남부경찰청 산업기술유출수사대는 지난 4월 중국 국적 30대 여성 A씨를 산업기술 유출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검찰은 이달 초 A씨를 기소했으며, 현재 수원지법 여주지원에서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이와 관련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알파경제에 “HBM이나 후공정 과정 핵심 기술 유출은 아닌 것으로 (자체) 파악됐다”면서 “정보의 경중을 따지기는 어렵지만,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어서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조직의 특성상 팀장 직급이며 일반 회사의 경우 과장급”이라면서 “고객 대응을 주로 한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 반도체 공정 문제 해결책 자료 등 빼돌려

A씨는 지난 2013년 SK하이닉스에 입사해 반도체 설계 불량을 분석하는 부서에서 근무했다. 이후 2020년 중국 법인으로 파견됐고, 2022년 6월까지 팀장급 직원으로 일했다.

화웨이는 SK하이닉스에서 받는 연봉에 수 배에 달하는 보수를 제안했고, 결국 화웨이로 이직했다.

문제는 A씨가 이직 과정에서 SK하이닉스 내부 자료를 대량 화웨이로 빼돌렸다는 점이다.

그는 ‘핵심 반도체 기술 구현을 위한 공정 문제 해결책’ 관련 자료를 A4 용지 3000장 분량을 출력해 화웨이에 전달했다.

이 자료는 반도체 제조 시 불량률을 낮추는 데 중요한 핵심 기술이었다.

SK하이닉스는 미국 팹리스 반도체기업 엔비디아에 차세대 반도체 HBM(고대역폭메모리)을 독점 공급하고 있다.

화웨이는 HBM 개발에 뛰어든 후발 주자로 반도체 제조 경쟁력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 해외 기술유출 혐의 A씨, 공항에서 체포돼

해외 생활을 마치고 지난달 말 한국에 입국한 A씨는 반도체 관련 첩보를 바탕으로 수사를 벌이던 경찰에 의해 공항에서 체포됐다.

A씨는 회사 업무와 관련해 반도체 공부를 위해 자료를 인쇄했을 뿐, 기술유출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자료) 출력 사실을 인지한 즉시 수사기관에 신고했다”며 “피의자 조사에 필요한 사항을 지원하며 수사와 재판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 기술유출 사건은 급증하는 추세다. 경찰청이 지난해 2월부터 10월까지 ‘경제안보 위해범죄 특별단속’을 실시한 결과, 해외 기술유출 송치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75% 증가했다.

경찰은 총 21건의 해외 기술유출 사건을 송치했으며 이는 2013년 이후 가장 많은 수치이다.

피해기술별로는 디스플레이가 8건으로 가장 많았고, 반도체·기계가 각 3건, 조선·로봇이 각 1건, 기타가 5건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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