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배드림 등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한국의 서비스 업계에도 미국처럼 팁(tip·봉사료)을 요구하는 곳이 하나 둘 등장하고 있어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부담이 되지 않는 선에서 팁을 주는 건 괜찮다는 의견, 가격에 이미 서비스 비용이 들어가있고 가파르게 치솟은 물가에 팁까지 요구하는 건 선을 넘은 것이라는 의견 등이 나온다.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팁 문화 들여 올려고 시도?’라는 제목의 글과 사진 한 장이 올라왔다.

사진 속 팻말에는 ‘식사손님 제외, 서빙 직원이 친절히 응대 드렸다면, 테이블당(팀당) 5000원~ 정도의 팁을 부탁드리겠습니다. 주시고 안 주시고는 손님분들의 선택이며 의무 사항이 아닙니다. 좋으신 마음으로 이해 부탁드리겠습니다’라는 글이 쓰였다.

지난달에도 보배드림에 ‘드디어 한국에 들어온 선진 문화’라는 글과 함께 팁을 요구하는 사진 한 장이 올라왔다.

사진에는 한국으로 추정되는 한 카페에 ‘팁 박스’라고 쓰인 유리병이 놓여져 있다.

[엑스(옛 트위터 캡처)]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연남동에 팁을 요구하는 카페가 생겼다”는 글이 올라왔다. 게시자는 카운터에서 주문받는 사람이 “열심히 일하는 직원에게 팁 어떠신가요”라고 묻고 5%, 7%, 10% 항목이 있는 태블릿 PC를 보여줬다고 주장했다.

다만 작성자가 “이 카페가 임시개업해 상호가 검색되지 않는다”고 해 진위는 확인되지 않았다.

국내 유명 가게에서 카운터에 현금이 담긴 ‘팁 박스’를 뒀다는 목격담도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서울 강남 미용실에서 손님이 좋은 서비스를 위해 미용사에게 팁을 주는 개념으로 빵, 디저트 등을 주는 행위가 유행이라는 글도 있다.

택시 호출 플랫폼 ‘카카오T’도 팁을 줄 수 있는 기능을 시범 도입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달 19일부터 별도 교육을 받고 승차 거부 없이 운영되는 카카오T블루에 ‘감사 팁’ 기능을 시범 도입했다. 카카오T 앱에서 택시 호출 서비스를 이용하고 최고점인 별점 5점을 준 경우 팁 지불창이 뜬다. 승객은 1000원, 1500원, 2000원 가운데 고를 수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팁 지불 여부는 승객의 자율 선택이며, 회사가 가져가는 수수료는 없다는 입장이다.

미국 등 외국에서 보던 팁에 대해 소비자들은 대부분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불친절하면 돈을 내지 않아도 되느냐”, “협박 내지 강요 같다”는 의견부터 “고용주가 치러야 할 임금을 손님에게 전가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현행법으로 따져보면 식당이나 카페에서 팁을 따로 요구하면 식품위생법 위반이 될 수 있다.

이 법은 식품접객업자 준수사항으로 ‘영업소의 외부 또는 내부에 가격표를 붙이거나 게시하고 가격표대로 요금을 받아야 한다’고 규정한다. 이때 가격표란 부가가치세 등이 포함된 것으로 손님이 실제로 내야 하는 가격이 표시된 것을 의미한다.

카카오모빌리티 ‘감사 팁’ 시범 도입[카카오모빌리티 홈페이지]

소비자 10명 중 7명 이상이 팁에 부정적이라는 설문조사도 있다.

소비자 데이터 플랫폼 오픈서베이가 택시 호출 플랫폼의 팁 기능에 대한 인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도입에 대해 반대에 더 가깝다는 의견이 71.7%였다. 찬성에 더 가깝다는 의견은 17.2%였다.

팁 문화가 비교적 활성화된 미국과 우리나라는 임금 체계부터 다르다는 말도 있다.

미국은 식당 웨이터 등 서비스 업종의 연방 최저 시급이 2.13달러(약 2700원)로 낮아 손님 팁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런 미국조차 팁을 없애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중이다. 여기저기에 팁을 낼 것을 제안하고 있고, 요청하는 팁 비율 또한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빗대 ‘팁플레이션’이라는 신조어까지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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