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KIA 타이거즈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미친 시간차’ 주루다.

25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 올 시즌 맹활약을 펼치는 KIA 유격수 박찬호의 발야구가 빛났다. 박찬호는 1번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5회 리카르도 산체스의 슬라이더를 툭 밀어 우전안타를 생산했다. 올 시즌 박찬호의 타격 기술이 진일보했음을 보여주는 장면.

이건 예고편이었다. 1사 후 나성범 타석, 볼카운트 1B1S서 2루를 훔쳤다. 산체스가 패스트볼을 넣었음에도 절묘하게 2루에 들어갔다. 타석에 나성범이 있는데 무리할 필요는 없었다. 더구나 산체스는 좌완이다.

이후 풀카운트서 나성범이 산체스의 원 바운드 슬라이더에 속았다. 그런데 이 공이 포수 최재훈의 미트를 맞고 백스톱 방향으로 흘러나갔다. 2루 주자 박찬호는 재빨리 3루에 들어갔다. 그런데 한화의 후속 대처가 미흡했다. 박찬호가 3루를 밟고 잠시 멈칫 하더니 곧바로 홈으로 달려들어 세이프 판정을 이끌어냈다.

박찬호/KIA 타이거즈

한회로선 산체스가 확실하게 홈을 백업해야 했으나 실패했다. 박찬호의 좋은 주루 센스로 KIA가 귀중한 한 점을 얻는 장면이었다. 이후 7회말에 최형우의 쐐기 투런포가 나오긴 했지만, 7회초에 1점을 내주면서 쫄깃한 승부를 이어간 걸 감안하면, 5회 박찬호의 득점은 매우 큰 의미가 있었다.

박찬호는 올 시즌 생애 첫 3할과 유격수 골든글러브에 도전한다. 예전부터 가슴 한 켠에 둔 목표였는데, 이제까지는 야구가 마음대로 안 풀리면서 대놓고 드러내지도 못했다. 그러나 작년부터 타격에 눈을 떴고, 이젠 공수주 겸장 유격수로 확실하게 인정 받는다.

김종국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아직 경기가 많이 남았다며, 박찬호가 골든글러브에 신경 쓰지 말고 팀에 집중하길 주문했다. 박찬호 역시 이 주루 하나로 팀 퍼스트 마인드를 확실하게 보여줬다. KIA 팬들도, 김종국 감독도 뿌듯한 장면, 기분 좋은 경기였다.

박찬호/KIA 타이거즈

경기 후 박찬호는 “5회말 홈 쇄도는 계획한 것은 아니다. 상대 수비의 위치를 보고 타이밍이 들어올 수 있을것 같아서 과감하게 시도를 했다. 포수와의 거리가 조금 있어서 순간적으로 판단했던 것이 추가점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 중요한 시점에서 나온 추가점이라 더 값진 결과라 생각한다. 다음에도 비슷한 기회가 생긴다면 주저 없이 시도해 보겠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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