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간 지속적인 악성 민원에 시달렸던 대전 유성구의 한 초등학교 교사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가운데, 한 동료 교사가 8일 오후 숨진 교사가 근무했던 학교 앞에 놓인 추모 화환 앞에서 오열하고 있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4년 가까이 악성 민원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진 대전의 한 초등교사가 신체 조직을 기증하고 떠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번 사건에 대해 분노하는 지역주민들이 가해 학부모로 지목된 이들이 운영하는 사업장에 대해 불매하려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8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교사 A씨의 유가족은 지난 7일 오후 6시께 A씨 사망선고를 받은 뒤 신체 조직(피부) 기증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A 교사가 생전에 여러 번 장기기증 의사를 밝혀, 유족들은 그 뜻을 따르고자 이러한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A씨의 신체 조직은 화상 환자 등 긴급 피부 이식 수술이 필요한 100여명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소식을 접한 대전지역 주민들은 “마음이 정말 아프다”, “저렇게 천사 같은 선생님이” 등의 반응을 남기며 안타까워했다.

또 A씨가 학부모의 민원에 시달리다 극단 선택을 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이날 맘카페 등 온라인커뮤니티에서 가해 학부모들이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진 사업장 두 곳에 대한 정보가 공유되며 불매 움직임이 일고 있다.

주민들은 “무조건 불매요. 평소에 종종 갔는데 이제 절대 안 가려고요”, “‘마주치기 싫다’는 이유로 계속 민원 넣고 괴롭혔다는데 저도 가해자들 마주치기 싫네요!” 등 가해 학부모를 비판하며 불매 운동에 동참한다는 글을 남겼다.

이날 오후 기준 두 사업장의 온라인 후기 별점은 모두 1점대로 대부분의 별점 후기는 이날 올라온 것으로 확인됐다.

가해 학부모가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진 사업장에 낮은 별점 후기가 이어지고 있다 [연합뉴스]

후기에는 “선생님 자살하게 만든 학부모 4명 중 한 분이 여기서 일하는 사장님이라고 들어서 구경 와봤습니다. 부끄러운 줄 아세요”, “뿌린 대로 거둔다”, “괴롭힘으로 사람 죽인 가게가 여긴가요?”, “선생님을 죽게 한 부모라…”, “업보로 되돌아올 겁니다” 등등 가해 학부모를 지목하며 비난하는 내용이 이어졌다.

앞서 지난 5일 A씨는 대전 유성구 자택에서 극단적 선택을 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이틀 뒤인 지난 7일 숨졌다.

대전시교육청과 대전교사노조 등에 따르면, A씨는 2019년 근무하던 대전한 초등학교에서 친구를 폭행한 학생을 교장실에 보냈다는 이유 등으로 해당 학부모로부터 아동학대 고소를 당하고 수년간 악성 민원에 시달린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고인은 최근 서울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을 접하고 “예전 고통이 떠올라 힘들다”며 가족과 주변 사람들에게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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