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광주 박승환 기자] “캡틴으로서 훌륭하게 쳐줬다”
두산 베어스는 지난 1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 팀 간 시즌 12차전 홈 맞대결에서 접전 끝에 3-2로 짜릿한 끝내기 승리를 손에 넣었다. 이로써 두산은 4위에 랭크돼 있는 KIA 타이거즈, 5위 SSG와 격차를 1경기로 좁히는데 성공했다.
두산의 입장에서는 승부수를 띄웠고, 살떨리는 9회가 아닐 수 없었다. 두산은 전날 선발 최승용(5이닝 1실점)을 시작으로 김명신(1이닝)-홍건희(⅔이닝 1실점)-최지강(1⅓이닝)-이영하(1이닝)가 차례로 마운드에 올라 9이닝을 단 2실점으로 묶어내는 저력을 선보였다. 하지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공격력이었다. 두산은 9회말 공격이 시작되기 전까지 결코 적지 않은 인원이 출루에 성공했지만, 득점과 연결시키지 못하는 모습이 거듭됐다. 그리고 9회말 찬스가 찾아왔다.
두산은 9회말 선두타자 양석환이 SSG 마무리 서진용을 상대로 안타를 뽑아내며 물꼬를 트더니 후속타자 양의지가 몸에 맞는 볼을 기록하면서 1, 2루 찬스를 손에 넣었다. 여기서 이승엽 감독이 승부수를 띄웠다. 큰 ‘한 방’을 노릴 수 있는 김재환을 빼고, 이유찬을 투입해 희생번트 ‘잔전’을 구사한 것. 그런데 첫 승부수는 완전히 실패했다. 이유찬의 번트 타구가 투수 정면으로 향했고, 2루에서 3루로 내달리던 주자가 아웃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경기가 끝날 때까지 승부를 예측하기는 쉽지 않았다. 두산은 번트 작전에 실패했는데, 서진용이 폭투를 범하면서 모든 주자들이 한 베이스씩 진루하는 상황이 마련됐다. 결국 번트 작전을 성공한 것과 같은 결과가 만들어진 것. 여기서 강승호가 자신의 아웃카운트와 한 점을 맞바꾸며 1-2로 SSG를 턱 밑까지 추격했다. 그리고 흐름을 타기 시작했다.
두산은 김인태의 볼넷-도루와 박계범의 자동 고의4구로 만루 찬스를 잡으며 좋은 분위기를 이어갔고, 여기서 이승엽 감독은 아끼고 있던 카드인 허경민을 투입했는데, 이때 서진용이 다시 한번 폭투를 기록하면서, 3루 주자가 홈을 밟아 2-2로 균형을 맞췄다. 그리고 허경민이 6년 연속 100안타를 서진용을 상대로 끝내기 적시타로 뽑아내면서 3-2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며 4연승을 내달렸다.
이승엽 감독은 15일 광주 KIA전에 앞서 전날(14일) 경기에 대한 질문에 “승리를 하면 항상 기분이 좋다”고 웃으며 “허경민은 그 타순이 오면 쓰려고 준비를 했었는데, 딱 타이밍이 왔다. 그리고 원했던 타순까지 돌아오면서 (허)경민이 캡틴으로서 훌륭하게 안타를 쳐줬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허경민은 지난 주말 경기에서 손 타박상을 당하면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던 중이었는데, 그야말로 ‘원샷원킬’로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사령탑은 전날 경기를 돌아보면서 ‘운’이 많이 따른 경기였다고 설명했다. 이승엽 감독은 “(양)석환이가 출루, (양)의지가 몸에 맞는 볼로 1, 2루가 됐다. 안타-안타가 됐으면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상대 실수로 찬스가 만들어지고 동점 주자가 나갔기 때문에 최소한 동점을 생각했다”며 “역전을 생각했다면, (김)재환이를 놔두는게 맞지만, 주자를 3루에 두고 (강)승호에게 기대를 걸었는데, 땅볼 타점이 나오고 와일드피치가 나오면서 우리에게 승리 운이 따르는 하루가 아니었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날 끝내기 안타를 친 허경민은 타박상을 모두 털어내면서, 15일에는 선발 라인업에도 이름을 올렸다. 사령탑은 “멍이 들고 부었었는데, 지금은 전혀 문제가 없다고 한다. 사실 어제(14일)도 스타팅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며 “어제 대타로 나갔고, 현재 완벽한 상태라고 판단이 돼 오늘 정상적으로 선발로 나선다”고 설명했다.
이날 두산은 정수빈(중견수)-김재호(유격수)-양석환(지명타자)-양의지(포수)-김재환(좌익수)-강승호(1루수)-허경민(3루수)-박계범(2루수)-조수행(우익수) 순으로 이어지는 선발 라인업을 구상, 호세 로하스는 대타 대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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