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 본부에서 진행된 기후 목표 정상회의에 참석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가운데)의 모습 [신화통신]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미국 뉴욕에서 20일(현지시간) 유엔 총회를 계기로 열린 ‘기후 목표 정상회의’에서 전세계가 기후변화 위기에 동참하고 화석연료 퇴출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한다는 경고가 잇따라 나왔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연설에서 기후변화의 위험성에 대해 “인류가 지옥으로 가는 문을 열었다”면서 “화석연료를 둘러싼 이익과 탐욕으로 인한 시간 낭비를 메우기 위해선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각국은 지난 2015년 파리기후협약을 통해 온실가스 감축으로 지구의 온도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로 제한하기로 했지만, 현재 진행 상황으로는 목표 달성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게 유엔의 분석이다. 구테흐스 총장은 전날 유엔 총회 일반토의 개막일 연설에서도 각국 정부의 행동 부족을 비판하기도 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도 온라인으로 생중계된 연설에서 “기후변화의 근본 원인을 제거하는 데 더욱 속도를 내야한다”며 화석연료의 완전 퇴출을 위한 주요 탄소 배출국의 역할을 촉구했다.

이 자리에서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55% 감축하려는 EU의 계획을 설명하면서 “2025년을 기점으로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이 정점을 찍고, 화석연료가 2050년이 오기 한참 전에 단계적으로 퇴출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주요 배출국의 유사한 목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전 세계가 청정에너지로의 전환을 가속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올해 11월 열리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를 계기로 “전 세계가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사용 규모를 3배로 늘리고, 에너지 절약 규모를 두 배로 늘리는 데 합의할 수 있도록 ‘글로벌 연합체’ 구축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기후위기에 힘을 모아야 한다는 국제사회의 잇딴 주문에도 불구하고 세계 각국들이 여전히 화석연료 보조금에 막대한 돈을 쏟아붇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국제통화기금(IMF)의 조사를 인용해 지난해 전 세계 정부의 화석연료 소비에 대한 직간접적 보조금이 역대 최대치인 7조달러(9289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이는 전년대비 18%나 증가한 것으로,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7.1% 수준이다.

구체적으로는 석유제품과 천연가스, 석탄 등의 생산·소비를 대상으로 한 직접 보조금이 1조3000억달러(1734조원)로 집계됐고, 대기오염과 온난화 등 환경파괴 비용과 이를 해결하기 위한 세금 중 징수하지 않은 세금 등을 모두 포함한 간접보조금은 5조7000억달러(7603조원)로 나타났다.

닛케이는 “화석연료 보조금은 올해와 내년에도 화석연료 보조금이 6조달러 선에서 고공행진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보조금이 에너지 효율 제고와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를 저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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