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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정신과 의사 A씨는 2016년 돈을 벌 목적으로 졸피뎀 70정을 1만원을 받고 환자에게 팔았다. 졸피뎀은 불면증 치료로 사용되는 의약품이지만 중독성이 강해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되고, 하루에 5정까지 처방 받을 수 있다. 이 같은 수법으로 A씨는 3년동안 졸피뎀 1만8502개를 팔아 총 265만원의 수익을 올렸다. 하지만 올해 A씨가 받은 징계처분은 의사면허 자격정지 1개월에 불과했다.

#성형외과 의사 B씨는 프로포폴 3780㎖를 61회에 걸쳐 진료 외 목적으로 투약해 올해 의사면허 자격정지 1개월 처분을 받았다. B씨는 필러나 보톡스 시술처럼 간단한 미용시술을 하는데도 마치 수면마취가 필요한 것처럼 꾸며 환자에게 프로포폴을 제공했다.

환자에게 ‘마약 장사’를 하거나 의사 본인이 마약을 투약해 행정처분을 받은 의사가 최근 5년 간 68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의사가 자격정지 처분이 대부분 1~2개월에 불과할뿐더러, 면허취소를 당하더라도 다시 복귀가 가능해 의료인 면허 관리가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9년부터 올해 6월까지 5년간 마약류 및 향정 등의 사유로 행정처분을 받은 의사 수는 총 68명이다. 면허 취소를 받은 의사는 19명, 의사면허 자격정지 처분을 받은 의사는 49명이다.

마약 관련 행정처분을 받은 의사는 2020년도를 기점으로 크게 증가했다. 2019년 처분을 받은 의사는 총 4명에 불과했지만 2020년 징계받은 의사 수는 18명, 2021년 21명, 지난해 20명으로 늘어났다. 올해 상반기에는 의사 5명이 행정처분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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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한동안 의료행위를 볼 수 없는 자격정지 처분의 경우 1~개월 내외로 징계수위가 낮았다. 올해 자격정지 처분을 받은 외과의사 C씨는 불법으로 환자에게 향정신성의약품을 투약했으나 18일에 불과했고, 허위로 처방전을 작성해 특정 환자와 그의 가족들에게 향정의약품을 21회나 제공한 내과의사 D씨도 2개월 15일동안 자격정지를 받았다.

면허취소를 당하더라도 다시 진료를 보는 사례도 있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간사인 강기윤 국민의힘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마약 관련 의료인 면허 재교부 현황’ 자료에 따르면 마약 상습 투약 등의 이유로 면허가 취소됐다가 면허를 재교부 받은 의사는 8명이나 됐다.

최근 유명인의 마약 쇼핑 등 관련 범죄가 늘면서 의사 징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두 번의 구속 위기를 피한 배우 유아인(본명 엄홍식)은 2020년부터 미용 시술을 빙자해 여러 병원을 돌며 약 200회에 걸쳐 프로포폴 같은 의료용 마약류를 투약했다. 또 주차 시비가 붙어 상대방을 흉기로 위협한 강남 람보르기니 사건 피의자 홍모(30)씨도 범행 전후 병원들을 돌면서 마약류를 투약힌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프로포폴 과다처방 등 마약류 의약품 관련 범죄를 저지른 의료인이 한두달 자격정지 처분 후 다시 진료를 한다면 어느 국민이 납득하겠나”고 반문하며 “마약류 연관 범죄 의료인 면허 관리를 보다 철저히 해야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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