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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진 기자] “시간 맞춰 접수 시작 버튼을 누르자마자 접수 마감.”

“오전 9시 되자마자 소아과 접수했는데 (대기번호가) 60번이 훌쩍 넘네요. 세종에서는 병원 다니기도 힘드네요.”

세종시 맘카페에는 동네 소아청소년과(이하 소청과) 예약과 관련해 이 같은 토로가 넘쳐난다. 세종은 시민 평균연령 38.1세로, 가임기 여성 인구가 많아 올해 합계출산율(1.12명) 전국 1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최근 5년간 문을 연 동네 소청과는 고작 7곳에 그쳤고, 그 동안 2곳은 문을 닫았다. 작년에는 개업한 동네 소청과가 단 1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백종헌 국민의힘 의원실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전국 지역별 의원급 소아청소년과 개·폐업 현황’ 자료에 따르면 작년 세종과 울산, 전남에서 개업한 의원급 소아과는 모두 ‘0곳’이다. 여기서 의원급이란 1개 과목만 진료하는 병상 30개 미만 1차 의료기관으로, 동네 개인 병원을 의미한다. 작년 전국 의원급 소청과는 총 87곳이 문을 열었는데, 56곳(64%)이 수도권에 집중됐다.

0곳을 기록한 세종 울산 전남에 이어, 대전 강원 충북 경북에는 작년 문을 연 동네 소아과가 단 1곳 뿐이다. 그마저도 충북에서 1곳, 대전과 경북에서 2곳이 문을 닫았다. 광주 경남 제주에서는 2곳씩 문을 열었는데, 같은 기간 광주 3곳, 경남 1곳이 폐업했다. 충남에서는 3곳이 개업하고 1곳이 폐업했다.

권역별 개업 대비 폐업률 평균치를 보면 수도권(61%), 영남권(76.5%), 충청권(80%), 호남권(100%)이다. 병원 폐업이 속출했던 코로나19 이후에도 지방의 동네 소청과가 스러지고 있는 셈이다. 업계는 ▷저출산 ▷낮은 진료비 ▷잦은 의료소송 등 소청과가 처한 현실에 지방 인구소멸이 맞물린 결과로 보고 있다.

세종은 경북, 제주와 함께 상급종합병원이 없어 1·2차 의료기관에 수요가 몰리는 곳이기도 하다. 세종 충남대병원의 경우 2차 기관임에도 지난 4월 소아 전문 응급의료센터를 열어 주·야간 진료에 나섰다. 병원 관계자는 “타 시·도에 비해 소아청소년 비율이 높지만 3차 기관이 없어 1·2차 기관이 응급 진료 수요를 뒷받침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백종헌 의원은 “의원급 소청과 부족으로 인해 인구 고령화, 지역 의료 불균형이 갈수록 심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며 “병상 수, 인프라 문제, 정주 여건 등을 고려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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