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주민 날라 아부 엘루프의 갓 태어난 쌍둥이 누하(Nuha)와 파틴(Fatin)이 지난 15일 가자 남부의 한 병원에 입원해 있는 모습.[뉴욕타임스 캡쳐]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지상군 투입 가능성이 고조되는 가운데, 예정보다 일찍 태어난 쌍둥이가 가족의 사랑을 받기도 전에 비극을 겪고 있는 안타까운 사연이 알려졌다.

1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팔레스타인 주민인 날라 아부 엘루프(26)는 며칠 전 무너져가는 가자지구 남부의 한 병원에서 임신 7개월만에 쌍둥이 누하와 파틴을 출산했다.

엘루프는 이스라엘이 하마스의 공격에 대응해 가자시티에 대대적인 공습을 가하면서 몸상태가 악화됐다. 혈압이 떨어졌고, 뱃속 아기의 심작박동이 불규칙해졌다.

병원에 도착하자마자 응급 제왕절개를 통해 가까스로 출산했지만 깨끗한 마실 물을 구하는 것부터 난관에 봉착했다.

현재 가자지구는 이스라엘이 수도 공급을 막고 있어 식수 확보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16일 가자지구 중심부 알 누사이라트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집을 잃은 한 가족이 챙겨나온 소지품이 방치돼 있다. [EPA]

이날 로이터통신은 가자지구에서 물이 고갈돼 사람들이 필사적으로 우물을 파 바닷물이 섞인 짠 물에 의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필립 라자리니 유엔팔레스타인난민구호기구(UNRWA) 사무총장은 “사실상 가자지구는 목이 졸리고 있고 지금 세계는 인간성을 잃은 것 같다”고 비판했다.

줄리엣 투마 UNRWA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연료와 전기가 없으면 가자지구 전체의 담수화 시설과 펌프가 가동될 수 없다”며 “수인성 질병의 확산을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의 계속되는 폭격으로 가자지구에서 2700명 이상이 사망하면서 병원은 밀려드는 시체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엘루프가 입원한 병원도 상황이 다르지 않다고 NYT는 전했다.

병원에 입원한 사람들 중 다수는 부상을 입고 먼지와 피로 뒤덮인 몰골이며, 시신들이 영안실 바깥 복도까지 놓여있다고 보도했다.

게다가 병원은 보다 더 위급한 환자들을 위해 엘루프를 퇴원시켰다.

그녀는 “누하와 파틴이 인생의 첫 날에 적응하는 동안, 가족들은 필요한 약과 분유를 탈 생수를 구하기 위해 온 도시를 뒤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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