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납치한 민간인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가 열린 모습 [AP]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하기 위해 정규군 못지 않은 치밀한 준비를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22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하마스 전투원 시신에서 찾아낸 기밀문서를 토대로, 하마스가 이란에서 훈련 받은 특수요원을 지난 7일 기습공격에 투입했으며 민간인 납치도 치밀하게 준비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작성된 문서는 하마스 최정예 부대인 알 카삼 여단을 위해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며, 뒷면엔 9·11테러를 일으킨 오사마 빈 라덴의 스승으로 알려진 팔레스타인 출신의 셰이크 압둘라 아잠 사진이 부착돼 있다.

WP의 요청으로 이 문서를 검토한 이스라엘 군사정보부 출신의 마이클 밀슈테인은 “진짜 기밀문서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문서에는 상세한 무기 운용 지침이 설명돼 있으며, 그 가운데는 북한에서 제작된 F-7 로켓도 포함돼 있다고 WP는 전했다. 앞서 지난 11일 이스라엘군은 하마스로부터 F-7로켓을 획득했다고 밝혔으며 군사 전문가들은 북한이 제조국인 것으로 분석했지만 북한은 관련성을 부인했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로부터 획득했다며 공개한 북한산 F-7로켓들. [AP]

군 편성 체계와 규모도 확인할 수 있다. 알 카삼 전체 부대원은 1만5000명에서 4만명 가량으로 추정되며 이 가운데 1200명이 지난 7일 기습 공격에 투입됐다. 특히 공격 선봉에 선 최정예 누크바 특수부대원들은 이란에서 훈련을 받은 뒤 가자지구에서 다른 부대원들을 훈련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 무기연구소(ISIS)의 마즈 지 소장은 “차량 한 대는 급조폭발물(IED), 다른 차량엔 휴대용로켓(RPG), 또 다른 차량은 지휘소 역할을 하는 등 하마스는 매우 구체적으로 전쟁을 준비했고 체계적이었다”고 말했다.

특히 이들은 이스라엘 민간인 공격 및 납치를 처음부터 치밀하게 준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문서 가운데는 하마스가 이스라엘 집단농장인 키부츠 보안 수준을 평가하고 공격할 방법이 상세히 설명돼 있으며 ‘군인과 민간인을 포로 및 인질로 잡고 석방 협상을 벌이는’ 것이 목표라고 명시돼 있다.

한편 하마스가 반인도적 화학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이츠하크 헤르초그 이스라엘 대통령은 영국 스카이뉴스와 인터뷰에서 하마스 전투원들이 화학무기 제조법과 관련한 지침서를 소지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츠하크 헤로초그 이스라엘 대통령이 영국 스카이뉴스와 인터뷰에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화학무기 제조 관련 지침서를 소지하고 있었다며 증거물을 보이고 있다. [스카이뉴스 화면 캡처]

헤로초그 대통령이 공개한 문서엔 하마스가 ‘시안화물(청산가리)’로 무기를 만드는 알카에다의 공식 매뉴얼이 담겨 있다. 이스라엘은 해당 문서를 베에리 키부츠를 공격하다 사망한 하마스 대원의 시체에서 찾았다고 설명했다.

같은 날 미 인터넷매체 악시오스 역시 복수의 이스라엘 관리와 이스라엘 외무부 자료 등을 토대로 하마스의 화학무기 제조 정황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하마스 대원 시신에서 시안화물을 기반으로 한 화학무기 제조 지침이 담긴 USB 열쇠를 발견했다.

이스라엘 외무부는 전세계 이스라엘 대사관에 ‘화학무기를 사용하려는 하마스의 의도’라는 제목의 기밀 전보를 보냈다.

이스라엘 정보당국은 해당 제조 매뉴얼이 2003년 알카에다가 작성한 것이라며 정확한 출처를 확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악시오스는 하마스가 화학무기 사용을 위한 구체적인 작전을 세웠는지, 화학무기 생산을 시도했는지 여부는 이 문서만으론 명확하기 않다고 덧붙였다.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1
0
+1
0
+1
0
+1
0
+1
0

댓글을 남겨주세요.

Please enter your comment!
Please enter your name 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