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심재희 기자]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의 손흥민(31)이 또 득점포를 가동했다. 24일(이하 한국 시각) 풀럼과 2023-2024 EPL 9라운드 홈 경기에서 전반 36분 선제 결승골을 작렬했다. 후반 9분 제임스 매디슨의 추가골까지 어시스트하며 1골 1도움으로 토트넘의 2-0 완승을 이끌었다.

놀랍다. 골 장면을 보면 침착하면서도 상대에게 치명적이다. 공을 잡기 전 움직임과 마무리로 연결하는 동작들이 매우 매끄럽다. 때로는 타이밍을 빠르게 가져 가고, 때로는 타이밍을 죽이며 득점을 연결한다. 공간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상대 선수들의 접근을 미리 체크할 줄 안다. 시야가 넓고 예측이 좋으며 마무리까지 탁월하다.

24일 풀럼전 득점을 보면, 손흥민의 침착함을 확실히 느낄 수 있다. 동료들이 상대 공을 가로채 기회를 열었다. 손흥민은 슈팅하기 좋은 중앙 쪽에 자리를 잡으며 ‘피니시’를 준비했다. 히샬리송의 패스가 오자 몸을 열어 왼발로 이동 트래핑을 하면서 슈팅 공간을 확보했다. 상대 수비수가 커버를 위해 달려오자 살짝 후진 기어를 넣고 속도를 죽인 뒤 무인지경 슈팅 찬스를 맞이했다. 그리고 전매특허 오른발 감아 차기로 마무리를 지었다.

단순한 동작들이 아니다. 기본적으로도 매우 빠르지만 더 치명적인 킬러로 거듭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속도 가감 조절’에도 능하기 때문이다. 무조건 빠르기만 하다면 최근 보여주는 플레이를 할 수 없다. 빠르고 느리게를 자유자재로 조절하면서 변속을 주기 때문에 상대 수비수들이 더 막기 힘들다. 풀럼전 득점 상황에서도 단순히 슈팅을 연결하지 않았다. 공간을 잡고, 슈팅할 수 있게 몸을 열고 트래핑을 세밀하게 한 뒤, 짧은 후진 드리블로 수비수 방어벽을 뚫어내고 피니시에 성공했다. 짧은 순간에 물 흐르는 듯한 연결 동작들로 득점을 올렸다. 

올 시즌 손흥민은 이전보다 더 다양하게 골을 생산하고 있다. 원톱으로 포지션을 옮긴 뒤 왕성한 활동량과 놀라운 골 결정력으로 득점을 뽑아냈다. 9월 2일 번리와 원정 경기에서 잘묘한 오른발 칩슛으로 시즌 마수걸이 골을 터뜨렸고, 오른발 인사이드 논스톱 슈팅과 트래핑 후 왼발 슈팅으로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9월 24일 아스널과 원정 경기에서는 골문 바로 앞 중앙으로 수비수들 사이를 파고들며 잘라 먹는 왼발 슈팅으로 득점에 성공했고, 역습 기회에서 스피드를 살려 오른발 인사이드 슈팅으로 마무리를 지었다. 9월 30일 리버풀전에서는 다시 골문 바로 앞에서 절묘한 침투와 논스톱 잘라 먹기 오른발 슈팅으로 골을 잡아냈다.

EPL 득점왕에 오른 2021-2022시즌보다 더 다양한 래퍼토리로 득점하고 있다. 이전까지는 빠른 발을 이용한 역습과 환상적인 감아 차기를 주무기로 골을 만들었다. 하지만 올 시즌은 상대 수비진에 좀 더 깊숙하게 침투해 골문을 열고 있다. 동료들과 함께 강한 전방 압박을 펼치며 기회를 엿보고, 좋은 슈팅 찬스가 생기면 놓치지 않고 마무리를 짓는다. 해리 케인이 떠나 팀 공격력 약화가 우려됐으나, 더 진화한 모습으로 동료들과 함께 승승장구하고 있다. 

[손흥민.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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