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남부의 병원에서 한 남성이 부상당한 어린 아이를 안은 채 의료진으로부터 치료를 받고 있다. 이날 팔레스타인 보건부는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하루동안에만 7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AFP]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으로 가자지구에서 사망한 어린이만 2360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무차별 폭격과 봉쇄 조치가 어린이 등 민간인 피해를 키우고 있다는 국제사회의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스라엘을 향해 국제법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이스라엘은 구테흐스 총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24일(현지시간) 구테흐스 총장은 팔레스타인 문제를 의제로 뉴욕 유엔본부에서 진행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에서 “지금처럼 중대한 시기에는 원칙을 명확하게 하는 게 중요하다”며 “근본 원칙은 민간인을 존중하고 보호하는 데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가자지구에서 목격되고 있는 국제인도주의법의 명백한 위반행위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한다”면서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무력 분쟁의 어느 당사국도 국제인도주의법 위에 있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그는 “극심한 고통을 완화하고, 구호품을 쉽고 안전하게 전달하고, 인질 석방을 촉진하기 위한 즉각적인 인도주의적 휴전을 재차 호소한다”고 강조했다.

세계보건기구(WHO)와 유엔개발계힉(UNDP) 등 5개 국제기구 역시 최근 성명을 통해 인도주의적 지원을 위한 휴전을 촉구한 바 있다.

특히 팔레스타인 보건부가 이날 하루동안에만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가자지구에서 704명에 달하는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발표하면서, 대규모 민간인 희생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지는 모습이다. 지난 7일 이후 현재까지 18일간 가자지구 내 누적 사망자는 어린이 2360명을 포함해 최소 5791명으로 파악되고 있다.

24일(현지시간) 가자지구 주민들을 위한 구호물품을 실은 트럭들이 이집트 라파 국경 검문소를 통과하기 위해 줄지어 기다리고 있다. [EPA]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도 이날 오타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인도주의적 휴전의 필요성에 대해 지금 많은 대화가 진행되고 있고, 그것은 캐나다가 지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구테흐스 총장은 이스라엘의 지속적인 팔레스타인 억압을 대놓고 거론하면서 이스라엘의 강력한 반발에 직면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하마스의 공격이 진공 상태에서 발생한 게 아니라는 점을 인식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팔레스타인인들은 56년간 숨 막히는 점령에 시달려왔다”고 근본적 문제를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팔레스타인의 슬픔이 하마스의 공격을 정당화하지 않고, 동시에 하마스의 공격 때문에 팔레스타인 전체가 처벌받아서도 안된다”고 강조했다.

24일(현지시간)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안보리 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EPA]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공격이 역사적 맥락없이 발생한 것이 아니라는 취지의 구테흐스 총장의 발언에 “충격적”이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길라드 에르단 주유엔 이스라엘 대사는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글을 올리고 구테흐스 총장 발언이 “테러주의와 살인을 이해한다는 표현”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어린이, 여성, 노인에 대한 대량학살 공격을 이해해주는 모습을 보이는 사무총장은 유엔을 이끌기에 적합하지 않다”며 “즉각 사임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에르단 대사는 구테흐스 총장이 계속 자리를 지키는 게 불명예이며 이는 유엔이 존재할 자격이 없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날 안보리 회의에 참석한 엘리 코헨 이스라엘 외무장관도 하마스에 의한 민간인 희생을 소개하며 “사무총장은 대체 어떤 세상에서 살고 싶으신가?”라고 지적했다.

미 백악관 역시 전쟁의 책임이 하마스에 있음을 재차 상기하며 구테흐스 총장의 발언과 거리를 뒀다. 커비 조정관은 브리핑에서 유엔총장의 발언과 관련해 하마스가 벌인 살상극을 언급하며 “지금 비난을 받아야 하는 쪽은 하마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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