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은경 기자] 국내에서 소 바이러스성 질병인 럼피스킨병 확진 농가가 61곳으로 증가했다. 방역 당국이 긴급 백신 접종에 나섰지만, 항체가 형성되는 기간을 고려하면 유행세는 3주 가량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9일 럼피스킨병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기준 누적 확진 사례는 총 61건을 기록했다.

충북 증평군은 인근 지역에서 소 가축전염병인 럼피스킨병이 발생한 것과 관련해 24일 소에 예방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사진=증평군]

럼피스킨병은 소에게만 감염되는 전염병으로 모기 등 흡혈 곤충에 의해 주로 전파된다. 증상으로는 고열과 단단한 혹 같은 피부 결절이 나타난다. 폐사율은 10% 이하지만, 우유 생산량이 줄고 유산이나 불임 등 증상이 나타날 수 있어 국내에서는 ‘제1종 가축전염병’으로 지정돼 있다.

지난 20일 첫 발생 사례가 보고된 뒤 △21일 3건 △22일 6건 △23일 7건 △24일 12건 △25일 9건 △26일 9건 △27일 5건 △28일 8건 등 확산세가 가파르다.

이날은 그간 확진 사례가 없던 강원 고성, 전남 무안 등에서도 신규 발병했다. 현재까지 살처분되거나 살처분 예정인 소는 4107마리다.

정부는 농가의 방역 수칙 준수 여부와 관계없이 살처분 보상금은 전액 지급하기로 했다. 당정과 대통령실은 이날 고위 당정대 협의회를 열고 발병 조기 신고를 위해 살처분 보상금을 조건 없이 전액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법령상 방역 수칙 미준수 농장에 살처분 보상금을 차등 지급하는 조항을 이번엔 적용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또 정부는 전날 긴급백신 초도물량 127만마리 분을 들여온 뒤 이날 접종 명령을 발효했다. 오는 31일까지 총 400만마리 분의 긴급 백신을 도입해 내달 10일까지 전국 모든 소에 접종하겠다는 방침이다.

일각에선 자가접종의 효과성을 우려하는 일각의 목소리도 나온다. 현행 규정상 50마리 미만을 키우는 사육농가에 한해서만 수의사가 파견되고, 50만 마리 이상을 키울 경우 농민이 지방자치단체를 통해 백신과 주사기를 공급받아 직접 놓아야 한다. 럼피스킨병 백신은 근육접종을 하는 구제역 백신과는 달리 반드시 피부와 근육 사이에 접종해야 하는데, 정확히 주사하지 않는 경우 항체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주무부처인 농식품부는 대부분의 대규모 사육농가가 럼피스킨 백신과 같은 방식으로 주사하는 기생충 구제제를 매년 봄철 접종하고 있어 큰 문제는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백신 접종 후 항체 형성기간에 3주가 걸리는 만큼 그 사이 추가 확진 사례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방역에 있어 가장 중요한 시기는 지금부터 3주”라며 “축산 농가도 백신 접종을 서두르는 등 적극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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