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황태규 수습 기자] 올해 초 금융위원회(금융위)가 토큰증권(ST·Security Token) 관련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이후 토큰증권이 국내 투자업계의 신사업으로 떠오르면서 증권사들도 시장 선점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토큰증권 발행(STO) 사업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증권사들은 블록체인 기업과의 연합에 힘을 쏟는 모양새다.

국내 투자업계의 신사업으로 떠오른 토큰증권 시장 선점을 위해 증권사들이 움직이고 있다. [사진=펀블]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5월 SK텔레콤·하나금융그룹과 함께 토큰증권 컨소시엄 ‘넥스트 파이낸스 이니셔티브(NFI)’를 결성했다. NFI는 미래에셋증권의 금융투자 인프라와 SK텔레콤의 웹 플랫폼 운영 노하우의 시너지를 통해 금융-ICT 기반 Web3 생태계 확장에 앞장선다는 방침이다.

미래에셋증권은 NFI와 함께 다채로운 ST 활용방안을 위한 토큰증권 실무 협의체 ‘토큰증권 워킹그룹(Security Token Working Group)’을 활용하는 ‘투트랙 전략’을 택했다. STWG에서는 ‘준비금증명(PoR)’, ‘익명송금’ 등 다양한 블록체인 기술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STWG에는 콘텐츠 제작사 ‘게니우스’와 ‘투자사 ‘쏠레어파트너스’, 조각투자 플랫폼 ‘트레져러’가 참여하고 있으며 최근 종합생활금융 플랫폼 서비스 기업인 ‘갤럭시아머니트리’가 합류해 STO의 범위를 확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김남훈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원은 “어떤 종류의 기초자산을 누가 어떻게 조달하는지가 토큰증권 시장에서의 성패를 가른다”며 “STWG를 비롯한 다른 증권사들이 음악 지적재산권(IP), 부동산 등 다양한 기초 자산들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사 간의 연합도 눈에 띈다. KB증권·신한투자증권·NH투자증권은 지난 9월 27일 토큰증권 시장 진출을 위해 컨소시엄 구성 관련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3사는 컨소시엄 구성을 통해 불필요한 인프라 경쟁을 피하고 토큰증권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생각이다. 연합을 통해 분산원장을 구축하고 운영하는 비용의 절감도 가능하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9월 카카오뱅크·토스뱅크·카카오엔터프라이즈 등과 함께 토큰증권 협의체인 ‘한국투자ST프렌즈’를 결성하고 인프라 구축에 나섰다. 이달 12일에는 비상장 주식거래 플랫폼을 운영하는 ‘서울거래’와 토큰증권 관련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서울거래는 2020년 금융위에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받아 비상장 주식 거래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토큰증권 시장이 새 먹거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시장 활성화를 위한 제도 마련이 우선이란 지적도 나온다.

김 연구원은 “토큰증권 시장이 안착하기 위해서는 투자자들에게 신뢰성을 줄 수 있는 제도적·환경적 여건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완 한국증권금융 디지털금융부 부서장도 지난 25일 자본시장연구원이 주최한 ‘토큰증권 생태계의 건전한 발전을 위한 방안’ 세미나에 참석한 자리에서 STO 시장 활성화에 기관투자자의 참여 확대와 거래비용 인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갑래 자본시장연구원은 “토큰증권 공시체계 정비와 일반투자자 투자 한도 제한 등 투자자 보호와 신뢰성 확보에 관한 여러 쟁점을 시장참여자들이 소통하며 이해해 가는 과정 속에서 제도가 구축돼야 한다”며 토큰증권 투자시장의 안정성 확보를 위한 방안들이 실효성을 거둘 때 시장의 지속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국회는 지난 2월 토큰증권 가이드라인 발표 이후 토큰증권 발행·유통을 위한 제도적 인프라 확충을 위해 자본시장법 개정안과 전자증권법 개정안을 발의헀다. 금융정책당국도 관련 하위법령 개정 내용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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