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반도체 업체 웨스턴디지털이 30일(현지시간) 플래시메모리 사업 부문을 분리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주가가 하루 만에 7% 이상 급등했다. 일본 반도체 업체 키옥시아와의 합병 논의가 중단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지 사흘 만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웨스턴디지털은 이날 하드디스크 드라이브(HDD) 사업과 플래시메모리 사업을 분할하고 플래시메모리 사업은 분사하겠다고 발표했다. 분할은 내년 하반기까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결정은 웨스턴디지털이 키옥시아와의 합병 논의를 중단했다는 보도가 나온 직후 이뤄졌다.

지난 27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 외신은 웨스턴디지털과 키옥시아의 경영통합 협상이 중단됐다고 보도했다. 키옥시아에 간접 출자한 SK하이닉스의 동의를 얻지 못했고 키옥시아의 최대 주주인 베인캐피털과도 여러 조건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협상이 불발됐다.

이처럼 합병이 어려워지면서 웨스턴디지털은 결국 기존에 검토해왔던 사업 분할 카드를 꺼내 든 것으로 보인다.

HDD 사업을 주력으로 해왔던 웨스턴디지털은 2016년 190억달러(약 25조6500억원)를 투입해 샌디스크를 매입, 플래시메모리 사업을 운영해왔다. 메모리반도체 제품 구성을 확대해나가는 것이 목표였으나

하지만 웨스턴디지털의 지분 6%가량을 보유한 행동주의 투자자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지난해 플래시메모리 사업 분리를 검토해보라며 압박했고 회사가 이를 검토해왔다. 특히 지난해부터 찾아온 메모리 시황 악화로 이러한 압박은 더욱 커졌다.

데이비드 게클러 웨스턴디지털 최고경영자(CEO)는 “현시점에서 제약을 고려할 때 최근 수주간 이사회가 사업을 분리하는 것이 적절한 넥스트 스텝이라고 판단하게 됐다”며 메모리반도체 업계가 불황에서 점차 벗어나고 있으며 현 회계연도 중 시장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사업 분리, 분사 발표 이후 웨스턴디지털의 주가는 이날 뉴욕증시에서 7.26% 오른 41.80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장 마감 이후에는 5% 이상 주가가 내려가며 상승 폭을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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