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림 생닭 제품에서 외머거저리 유충이 무더기로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 사진=인터넷 커뮤니티

하림 생닭의 목 부위에서 우글거린 벌레의 정체가 밝혀졌다. 징그럽긴 하지만 식용으로 쓰이는 곤충인 것으로 드러났다.

1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전북 정읍시의 하림 공장에서 납품한 ‘하림 동물복지 통닭’에서 대량의 벌레가 나왔다.

이 같은 사실은 경기 화성시의 한 대형마트에서 닭을 구입한 소비자가 쿠키뉴스에 자신이 겪은 일을 제보하면서 알려졌다. 제보자는 인터뷰에서 “생닭 목 부위에 뭉쳐진 지방 덩어리 같은 게 보였다”며 “께름칙해 지방을 제거하려고 뜯어보니 애벌레 수십마리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제보자가 찍은 사진엔 목 부위 근육층에 벌레가 우글거리는 모습이 담겨 있다.

식약처는 부정‧불량식품통합신고센터로 피해 사실을 신고했다. 식약처는 하림 생산 공장 관할 지자체인 전북 정읍시에 신속 조사를 요청했다. 정읍시는 방역업체와 두 차례에 걸쳐 조사를 벌인 결과 문제의 벌레가 외미거저리 유충인 사실을 밝혀냈다.

한국에도 서식하는 토종 곤충인 외미거저리는 딱정벌레목 거저릿과에 속하는 곤충이다. 외국에선 버팔로웜, 레서 밀웜으로 불린다. 양계장에서 흔히 발견된다. 닭둥지의 지푸라기뿐만 아니라 양계장 주변의 섬유 유리, 목재, 폴리우레탄에 서식하며 구조물을 갉아먹는 해충이다. 살모넬라 등 가금류 질병을 전파하기도 한다. 병아리에게 상처를 입히고 스트레스를 안기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하림도 벌레가 외미거저리란 점을 확인했다. 하림은 언론에 “소낭이라는 닭 모이주머니를 제거하는 과정에서 (이물질이) 완벽히 제거됐어야 했는데 미흡했다”고 밝혔다.

정읍시는 깔짚으로 사용하는 지푸라기에 서식하던 외미거저리 유충을 닭이 섭취하고 이 닭을 도축하는 과정에서 터진 모이주머니 속 유충이 식도 부위에 자리를 잡은 것으로 보고 있다.

징그럽게 보이긴 하지만 외미거저리 유충은 실은 식용이 가능하다. 유럽연합(EU)이 올해 초 외미거저리를 식용으로 추가했다. 이에 따라 외미거저리 유충을 분말, 냉동, 페이스트( 갈거나 개어서 풀처럼 만든 식품), 건조 등의 형태로 유럽에서 판매하는 게 가능해졌다. 당연하지만 날것으로 섭취해선 안 된다.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1
0
+1
0
+1
0
+1
0
+1
0

댓글을 남겨주세요.

Please enter your comment!
Please enter your name 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