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매파적 동결…파월 “추가인상 어렵단 생각은 틀린 것”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1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또다시 금리를 동결했다. 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이른바 ‘매파적 동결’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추가 인상 여부는 다음 회의 전 나오는 지표를 확인한 후 회의 마다 결정할 것”이라며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었다. 다만 회의 곳곳에서 “신중해야(careful) 한다”, “(금리를 더 올릴 것이란) 점도표의 의미는 시간이 갈수록 퇴색된다” 등 비둘기파적 발언도 함께 했다.

파월 의장은 1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기자회견에서 “12월에도 금리를 인상하지 않는다면 연준의 금리인상 단계는 끝난 것인가”라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그는 “한 회의에서 멈췄다가 다음 회의에서 다시 금리를 올리는 일이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은 그냥 맞지 않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날 연준은 5.25~5.5%이던 기준금리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9월에 이은 두 차례 연속 동결이다. 파월 의장의 발언은 연준의 이같은 결정을 두고 시장이 ‘금리 인상 종료’로 받아들이지 않도록 선을 그은 것이다. 이날 파월 의장은 향후 회의에 대해 “어떠한 결정도 내리지 않았다”고 여러 차례에 걸쳐 강조했다.

그는 인플레이션과 관련 “의미있는 수준인 2%로 향하고 있다는 확신이 없다”고 말했다. 둔화 추세가 이어지지만 재상승 가능성은 여전하다고 판단한다는 의미다. 아울러 금리 인하에 대해서는 “생각하거나 언급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최근 10년물 국채 등 국채 장기물 수익률이 상승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아직 금융 여건이 충분히 제한적이라고 확신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는 그동안 지역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 등 연준 내부에서 장기 국채 금리가 상승해 금리 인상 필요성이 줄어든다는 주장이 나온 데 대한 답변이기도 하다. 파월 의장은 “국채 수익률 상승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파악하기에는 너무 이르다”며 “수익률 상승이 (통화정책 영향에 대해) 실질적인 판단을 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오래 지속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다만 금리 인상이 사실상 막바지에 있다는 비둘기파 발언은 곳곳에서 흘러나왔다. 우선 파월 의장은 현재 기준금리 수준이 “확실히 중립금리를 넘어설 정도로 제한적인 수준에 있다”고 강조했다. 충분히 경제를 억누를 정도의 수준에 도달해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파월은 점도표와 관련한 질문을 받고 “점도표는 계획이 아니라 그 시점의 전망에 대한 일종의 사진”이라며 “상황이 진행될 수록 많은 것들이 바뀔 수 있고 점도표 효능은 시간이 남에 따라 쇠퇴할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 발언을 두고 “파월 의장은 9월 점도표가 더이상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 앞서 연준은 9월 점도표에서 올 연말 기준금리를 5.6%로 한 차례 추가 인상이 필요할 것으로 제시했지만 점점 추가 인상이 필요하지 않은 쪽으로 상황이 진행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다.

경기 침체 가능성은 뒤로 미뤘다. 그는 “연준 직원들은( 이번 회의에서 제공한 분석 자료에서) 경기 침체를 다시 포함시키지 않았다”고 말했다. 올해 중순까지 연준 내부의 이코노미스트들은 미국 경제가 얕은 침체를 겪을 것이라고 전망했다가 지난 회의부터 이런 전망을 철회했다. 이는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경제의 회복력이 강해 침체 수준에 이를 만큼 둔화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미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날 FOMC 기자회견에 대해 “전체적으로 지난 9월 FOMC와 비슷한 톤을 유지했지만 비둘기파 발언은 더 늘었다”며 “상대적으로 온건했다”고 평가했다. 웰스 파고의 이코노미스트들은 연준이 “매파적 입장에 있는 것 처럼 보이지만,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한 기준이 점점 더 높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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