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채상우 기자] 태국인들이 한국의 엄격한 출입국 시스템에 분노를 터뜨리고 있다. 불법체류자 문제에 따른 출입국관리에 애꿎은 일반 관광객들에게도 피해가 돌아가고 있다며, 한국 정부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1일 방콕포스트 등에 따르면 세타 타위신 태국 총리는 지난달 31일 국무회의를 마친 후 “한국 출입국 관리소에 의해 태국 국민이 지속해서 추방되고 있는 문제를 정부가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타 총리는 “이 문제를 이번에 처음 접했는데, 외교부 차관과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태국 네티즌들은 X(엑스, 구 트위터)에 “한국 입국이 거부됐고 추방당했다”는 부정적인 경험을 공유한 게시글을 잇달아 올렸다.

이로 인해 엑스를 이용하는 태국 네티즌들 사이에선 #แบนเที่ยวเกาหลี(한국 방문 금지)라는 해시태그가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달 27일엔 태국 엑스 트렌드 1위를 차지했다.

엑스에서 해당 해시태그로 검색하면 한국 입국 심사에서 거절당해 추방됐다거나 면접실로 끌려갔다는 등의 주장을 하는 태국 네티즌들의 글을 볼 수 있다.

조회 수 100만이 훌쩍 넘는 한 네티즌의 글에는 “한국은 K-POP도 있고 정말 번영하는 곳이지만, 국민들의 생각은 뒤처져 있다”, “한국 사람들은 태국 사람들에 대해 인종차별적이다”라는 등의 부정적인 내용이 담겨 있기도 했다.

한 여성은 “한국을 4번이나 방문했고 왕복 항공권, 호텔 예약 등의 입국 조건을 갖췄음에도 최근 한국 입국을 거절당했다”고 주장했다. 이 글은 현재 2만 2000회 넘게 재게시됐다.

방콕포스트는 “한국에 입국한 태국인 중 상당수가 농업, 숙박업, 제조업 등에 불법 취업하는 경우가 많아 생긴 일”이라고 분석했다.

태국 유력 영문 일간지 ‘더 네이션’도 ‘사랑에서 미움으로, 태국인이 한국에 등을 돌린 이유’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불법 입국자들로 인해 (한국에 입국하려는) 태국인들에 대한 부당한 대우가 더욱 악화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한국관광공사는 방콕포스트에 “주태국 한국대사관 및 한국 전자여행허가(K-ETA) 감독기관에 관련 내용으로 협의를 요청했다”며 보고문을 방콕포스트 측에 발송했다고 밝혔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3월 방한 태국인은 4만 3084명으로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3월과 비교해 81.1%까지 회복됐다. 그러나 7월과 8월에는 회복률이 50%대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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