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 [비즈니스포스트]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정부의 전방위 압박에 사면초가 처지에 놓이게 됐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서 촉발된 논란이 이제 카카오뱅크, 카카오모빌리티를 거쳐 본사인 카카오에 까지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경영에 복귀한 김 센터장이 신뢰회복의 계기를 어떻게 마련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 카카오모빌리티부터 카카오뱅크, 카카오까지 위기 2일 IT업계 따르면 카카오를 향한 정부의 압박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카카오모빌리티의 경우 금융감독원은 분식회계 의혹을, 공정거래위원회는 독점지위 남용문제를 들여다보고 있다. 이 외에도 화물플랫폼 기술탈취, 배차 알고리즘 문제 등 풀어야할 숙제들이 산적했다. 배차 알고리즘 문제와 관련해서는 공정거래위원회와 행정소송이 걸려있기도 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월 카카오모빌리티에 대해 시정명령과 271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에 대해 카카모빌리티가 7월 ‘무리한 해석’이라며 행정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경쟁사소속 택시에 대해 불이익을 준 혐의까지 추가 포착해 조사에 착수했다. 카카오모빌리티 뿐만 아니다. 카카오게임즈는 하도급법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으며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SM엔터테인먼트 사이 기업결합심사를 남겨두고 있다. 국민연금의 움직임도 심상찮다. 카카오 지분 5.42%를 보유한 국민연금은 1일 카카오와 카카오페이의 주식 보유 목적을 단순투자에서 일반투자로 변경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열린 제21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택시기사 등 참석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대통령실> 국민연금이 향후 본격적으로 주주역할을 하겠다고 입장을 밝힌 셈이다. 실제 국민연금 지분은 카카오에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정도는 아니지만 경영진에 사실관계와 조치사항을 묻고 대책과 재발방지 대책을 요구할 수 있다. 공개서한 발송과 주주 대표 소송을 통해 카카오 경영진을 압박할 수도 있다. ◆ 빠른 성장 위해 무리수 거듭해, 이제는 종식돼야 특히 카카오모빌리티의 경우 상당 기간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2017년 법인 출범 이후 사모펀드인 TPG컨소시엄으로부터만 6천억 원 이상을 투자를 받았다. 이후 통상 5년인 회수기간이 지나면서 상장 압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모빌리티의 ‘카카오T’는 출범 당시만해도 무료서비스로 택시기사들을 끌어모았지만 2021년 이후부터 흑자전환을 위해 가맹택시기사들에게 더 비싼 구독서비스를 강요하는 형태로 변화해갔다. 그럼에도 투자금 회수의 압박이 지속하자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해 한국투자증권 등을 주관사로 선정하면서 본격적으로 기업공개에 나섰다가 ‘쪼개기 상장’ 논란이 일자 MBK파트너스를 상대로 한 지분을 매각하는 방향으로 선회했고, 이후 노조 반발로 MBK파트너스가 인수를 포기하자 또다시 기업공개에 나섰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독점 지위 남용 문제와 수수료 문제 등이 확대됐고, 결국 윤석열 대통령까지 이를 지적하고 나선 모양새다. 윤석열 대통령이 1일 공개적으로 카카오택시의 독점적 지위와 약탈적 가격을 언급하며 카카오모빌리티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카카오에 대한 정부의 압박 수위가 거세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아주 낮은 가격으로 경쟁자를 다 없애버리고 시장을 완전히 장악한 뒤 독점이 됐을 때 가격을 올려서 받은 것이다”라며 “이러한 행위는 독과점 이론에도 나오는 ‘약탈 가격’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점 행위 가운데서도 아주 부도덕한 행태인 만큼 정부가 반드시 제재해야한다”고 덧붙였다. 빠른 성장 위해 무리수를 뒀다는 이야기는 현재 논란에 휩싸인 카카오 계열사들을 관통하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현 사태의 시발점이 된 SM엔터테인먼트 인수전을 되돌아봐도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상장이라는 과제에 매몰돼 인수 성사시키기 위해 무리수를 저지른 사례로 평가된다. 이렇게 축적된 불안요소들이 카카오 그룹은 물론 김 센터장까지 옥죄고 있는 것이다. 2021년 10월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이마를 매만지고 있다. <연합뉴스> ◆ 김범수 비상경영 체계 시작, 2024년 인적쇄신 전망 10월31일 김범수 센터장과 홍은택 카카오 대표이사 등 카카오 경영진은 회의를 열고 현 사태를 ‘최고 비상 경영 단계’로 규정했다. 김 센터장과 카카오 경영진은 각 계열사의 준법경영 실태를 점검하는 기구를 마련키로 했으며 향후 신사업 진출시 외부 전문가로부터 영향력을 평가받는 시스템도 도입하기로 했다. 이 자리에서 김 센터장은 “나부터 부족했던 부분을 반성한다”며 “더 강화된 내외부 통제 시스템을 마련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앞으로 김 센터장은 은둔의 경영자에서 벗어나 그룹 주요 현황을 직접 챙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그동안 문제가 된 경영진과 계열사에 오너인 김 센터장의 입김이 닿지 않는 문제가 있었다. 2021년 카카오모빌리티에 대한 국정감사 자리에서 가맹택시 수수료 인하를 요구하는 의원들 질문에 김 센터장과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이사의 대응이 엇갈려 화제가 됐다. 김 센터장이 “플랫폼 이용이 활성화될수록 수수료율은 점차 내려가야 한다”고 말한 반면 류 대표는 “수수료 절감 보다는 그 이상의 수익을 창출하는 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초창기부터 구성원의 독립성과 자율성이 존중하는 기업문화를 가진 것으로 정평이 났다. 이러한 기업문화는 그룹 규모가 커지고 2022년 오너인 김 센터장이 이사회 의장직을 사임, 사실상 경영에서 손을 떼면서 각 경영진의 일탈행위를 막을 사람이 없어지게 만드는 문제를 야기했다. 그러나 최근 각종 의혹과 관련해 김 센터장 본인까지 수사선상에 오르게 되자 결국 본인이 문제해결을 위해 나설 것으로 보인다. 김 센터장은 2024년 인사에서부터 오너로서 존재감을 드러낼 가능성이 높다. 카카오는 2024년 7개 계열사 대표이사 임기가 만료된다. 여기에는 카카오와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VX,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이 포함된다. 조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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