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비윤계 대사면 수용…인재영입위장엔 윤핵관 이철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승현 기자

국민의힘이 2일 당사자들의 반발 속에 혁신위원회의 1호 안건인 ‘당내 화합을 위한 대사면’을 공식 추인했다. 당 지도부가 ‘비윤계 끌어안기’에 동조한 것이지만 같은 날 대표적 친윤 인사인 이철규 의원을 당직에 19일 만에 복귀시키면서 통합 행보의 의미를 스스로 퇴색시켰다는 비판이 나온다.

국민의힘 최고위원회는 이날 회의를 열고 혁신위가 건의한 ‘윤리위원회 징계 처분 취소’ 안건을 의결했다. 징계 취소 대상자는 이준석 전 대표, 홍준표 대구시장, 김재원 전 최고위원, 김철근 전 대표 정무실장이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당 화합을 위한 제안을 대승적 차원에서 수용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당사자들은 불쾌감을 표출했다. 지도부의 이해관계에 따라 죄를 만들고 본인들이 수세에 몰리니 본인들을 앞세워 잇속을 차렸다는 이유에서다. 홍 시장은 “과하지욕(跨下之辱·가랑이 밑을 기어가는 치욕)의 수모는 잊지 않는다”며 “오늘이 영원한 줄 알지만 메뚜기 톡톡 튀어야 한철인 줄 모른다”고 일갈했다.

최고위는 내년 총선에 출마할 인물을 발굴하는 인재영입위원장에 이 의원을 낙점했다. 이 의원은 올 3월 사무총장으로 발탁됐지만 지난달 14일 10·11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에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전직 사무총장으로 인재 영입 활동을 오래한 업무의 연속성이 감안됐다”고 설명했다.

비윤계는 통합 행보의 진정성에 의구심을 표하며 ‘혁신의 기조와 배치된 인사’라는 비판을 쏟아냈다. 이 전 대표는 “역시 노답”이라며 “여당 프리미엄으로 꽃가루를 날리고 폭죽을 터뜨려도 모자랄 판에 고춧가루를 날리고 있다”고 직격했다. 김웅 의원도 “혁신위는 통합을 외치면서 인재 영입은 ‘친윤 감별사’에 맡긴다면 둘 중 하나는 거짓”이라며 “‘윤심 100%’ 인사만 영입하겠다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당 4역을 제외한 당내 보직은 누가 맡는지가 중책 여부를 결정한다”며 “이 의원의 위상을 감안하면 영입 과정에서 공천에까지 힘을 실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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