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최상현 기자]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전쟁이 한 달 가까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 전쟁이 확전될 경우 중동 지역의 식량 불안정이 심해질 수 있다는 세계은행(WB)의 우려가 나왔다.

5일 세계은행의 ‘원자재 시장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로서는 전쟁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이 크지 않지만, 충돌이 고조될 경우 원유 등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생산·운송비용이 늘어나 식량·비료 사정이 악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주 전장인 가자지구에서는 이번 전쟁 발발 전이던 지난해에 이미 전체 주민의 53%인 119만명가량이 식량 불안정 문제에 직면한 상태였다.

이번 전쟁으로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봉쇄하고 물자 반입을 통제하는 동시에 지상작전을 이어가면서, 이제는 주민 모두가 즉각적인 인도적 지원을 필요로 하고 있다.

세계은행은 여기에 더해 전쟁이 확전될 경우 중동에서 식량 사정에 허덕이는 주민들이 더욱 늘어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와 서안지구(35만명)를 비롯해 인근의 레바논·예멘·시리아 등에는 지난해 기준 이미 3400만명가량이 극심한 식량 불안정 상태에 놓여있었기 때문이다.

다만 세계은행은 아직은 이번 전쟁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 여파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식량 가격이 여전히 코로나19 확산 이전 대비 고공행진 중이지만, 세계은행이 집계하는 농산물 가격 지수는 전쟁 발발 전이던 3분기에 전 분기 대비 3% 하락했다.

특히 3분기 옥수수 가격은 18% 떨어졌고, 밀 가격도 10% 넘게 내렸다.

이는 일정 부분 우크라이나의 작황 개선에 따른 것으로, 우크라이나의 옥수수와 밀 생산은 각각 전년 대비 9%, 4% 늘어났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의 전쟁 전까지 옥수수와 밀 수출 규모가 각각 세계 4위, 6위였다.

쌀 가격은 3분기에 18% 올랐는데, 인도의 수출 통제 등에 따른 여파가 컸다. 8∼9월 쌀 가격은 2007∼2008년 식량 가격 급등 위기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세계은행은 전쟁이 중동에서 확전하지 않는 한 곡물 가격지수가 올해 11% 넘게 떨어진 데 이어 2024·2025년에도 각각 3%, 5% 떨어질 것으로 봤다. 쌀 가격은 올해와 내년에 각각 28%, 6% 정도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bonsang@heraldcorp.com

가자 지구와 이스라엘 국경 인근 스데롯에서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전투가 계속되는 가운데 4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의 공습을 받은 팔레스타인 지역에 불길과 연기가 피어 오르는 모습. [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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