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이현호 기자] “LIBERTAD PAPA PAPA(아버지에게 자유를)” 리버풀 공격수 루이스 디아스(26·콜롬비아)가 골을 넣고 아버지를 찾았다.

리버풀은 6일(한국시간) 영국 루턴의 케닐워스 로드에서 열린 2023-2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1라운드에서 루턴 타운과 1-1로 비겼다. 승격팀 상대로 승리를 거두지 못한 리버풀은 2위로 올라갈 기회를 날리고 3위에 자리했다.

원정팀 리버풀은 디아스를 교체 명단에 넣었다. 다윈 누녜스, 디오고 조타, 모하메드 살라를 최전방에 세웠다. 이들은 전반 초반부터 루턴 타운 골문에 슛을 날렸지만 좀처럼 득점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오히려 후반 35분에 역습을 허용해 타이트 총에게 실점을 내줬다.

디아스는 후반 38분에 교체 투입돼 리버풀 공격을 이끌었다. 후반 추가시간은 8분 주어졌고, 그중 5분이 흘러갈 무렵 디아스가 득점 기회를 맞았다. 하비 엘리엇이 올려준 크로스를 헤더슛으로 연결해 1-1 동점을 만들었다.

극적인 골을 넣었음에도 디아스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무거운 표정으로 유니폼 상의를 들어올려 메시지를 보여줬다. 흰 티에 ‘아버지에게 자유를’이라는 문구를 적은 것이다. 리버풀 동료들이 디아스를 끌어안고 위로했다.

지난달 29일, 디아스의 부모는 콜롬비아와 베네수엘라 접경 도시 바랑카스에서 총을 든 괴한들에게 위협을 받았다. 디아스 부모가 탑승한 차량은 이 괴한들에게 붙잡혀 행방불명됐다. 납치 사건이 벌어진 지 1시간가량 지나서 디아스의 모친만 풀려났다.

디아스의 부친은 여전히 납치된 상태. 콜롬비아 정부는 “디아스 부모 납치 사건은 콜롬비아 민족해방군(ELN)이 주도했다. 해당 사건은 콜롬비아 라과히라주 바랑카스에서 벌어졌다”면서 “납치는 국제법을 위반한 명백한 범죄다. ELN은 정부와 평화 협정에 따라 디아스 부친을 풀어줘야 할 것”이라고 성명서를 냈다.

해당 소식을 접한 리버풀 구단은 디아스의 심신 보호를 위해 경기 및 훈련에서 디아스를 배제하고 휴식을 권했다. 또한 “디아스의 가족이 안전하게 디아스 품으로 돌아오길 기다린다”고 입장문을 냈다. 선수단도 디아스를 응원했다. 콜롭비아 축구협회 역시 “우리는 디아스의 가족과 한몸이다. 경찰 당국이 하루빨리 이 사태를 해결해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은 사건 발생 직후 “디아스 부모 납치 사건을 듣고 굉장히 슬펐다. 우리 모두 디아스 가족이 안전히 돌아오도록 기원한다. 리버풀 구성원 모든 사람들은 도울 수 있는 한 디아스를 돕겠다. 디아스 없이 경기를 준비하는 건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든 일”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디아스는 루턴 타운전을 마치고 “국제기구에서 저희 아버지의 자유를 보장해주길 바란다. 최선의 노력을 다해달라. 우리 가족의 심정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참담하다. 아버지가 풀려나지 않는다면 이 고통은 끝나지 않을 것이다. 하루빨리 저희 아버지를 석방해주기를 애원한다”고 심정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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