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내 최대 통신사인 팔텔 건물이 이스라엘 폭격으로 파괴된 모습 [EPA]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역의 통신이 또 두절됐다. 통신은 상황을 공유하고 구호물자 배분 등 전쟁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꼭 필요한 수단이란 점에서 민간인 피해 최소화 등 미국과 국제사회의 요구를 이스라엘이 외면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5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줄리엣 투마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 대변인은 “대다수 가자지구 내 UNRWA 활동가들의 통신이 끊긴 상태”라고 전했다.

가자지구 내 최대 통신사인 팔텔 역시 네트워크 손상으로 가자지구 전역의 인터넷과 모바일 등 모든 통신망을 이용할 수 없다고 공지했다.

앞서 가자지구 내 통신은 두 차례 두절됐다 복구 작업을 거쳐 지난달 28~29일부터 점차 정상화됐지만, 최근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지상 공습을 확대하면서 다시 네트워크가 손상을 받아 또 다시 완전히 두절됐다.

통신이 두절되면 가자지구 내 분쟁 상황을 전파하기 어려운데다 긴급한 구호·의료활동에도 큰 지장을 초래한다. 이 때문에 국제사회는 통신 유지를 한목소리로 촉구해왔다. 통신이 두절되면 전쟁법을 어긴 잔학행위가 은폐될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미국 역시 인도적 피해가 커지는 것을 우려하며, 가자지구로의 구호품 반입 못지 않게 이를 효율적으로 배분하기 위한 통신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 조 바이든 행정부가 이스라엘과 비공개 대화에서 가자지구 라파 국경 검문소를 통해 구호물자를 실은 트럭이 오가는 것과 함께 통신 재개를 이스라엘에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결과적으로 미국이 콕 집어 요구한 사항을 이스라엘이 불과 며칠 만에 외면한 셈이다. WP는 미국이 이스라엘을 설득하는데 약간은 성공했지만 군사작전과 관련해서는 영향력을 행사하는데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미 싱크탱크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의 중동 전문가인 애런 데이비드 밀러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기고한 글에서 “미국은 이스라엘에 대한 지렛대의 한계를 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스라엘은 미국의 우려를 분명 어느 정도 해소하려 노력해왔다”면서도 “‘이스라엘은 동맹의 말에 귀를 기울이겠지만 이스라엘에 합당한 일을 할 것’이라는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의 말에 미국에 대한 이스라엘의 태도가 가장 잘 드러난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 민간인 사망을 막는 문제에 있어 바이든 행정부와 이스라엘 모두 곤경에 처해있으며, 현재로선 탈출구가 없어 보인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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