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연기관과 달리 엔진 없어 별도 열관리 시스템 필수

배터리 성능 저하, 전기차 짧은 주행거리 문제점 보완

기존 플레이어 한온시스템 외 현대위아 등 진출 준비

열관리 시스템 관련 이미지. ⓒHMG저널 블로그 캡처 열관리 시스템 관련 이미지. ⓒHMG저널 블로그 캡처

전기차 시대가 도래하면서 ‘열관리’가 편의가 아닌 필수 기술로 떠오르고 있다. 과거 내연기관차에서 열관리는 히터와 에어컨을 관장하는 기술로 치부됐었지만, 전기차에서는 성능과 안전을 좌우하는 핵심 기술로 위상이 높아졌다. 이에 자동차 업계에서도 열관리 기술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한온시스템, 현대위아 등은 고성장이 예상되는 전기차 배터리 열관리 관련 시장 진출 준비 절차에 돌입했다.

열관리 기술은 전기차의 주행거리와 편의기능 활용 면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전기차는 배터리로부터 모든 에너지를 공급받는데, 배터리의 성능은 온도가 좌우한다. 약 25도의 온도에서 최적화된 충전 속도와 효율을 유지하는 만큼 일정한 온도 관리가 중요하다. 또 전기차는 내연기관차와 달리 자동차 실내 온도를 높이는 데 사용할 수 있는 엔진 폐열이 발생하지 않아 별도의 열관리 시스템이 있어야 한다.

열관리 기술은 전기차 대중화의 발목을 잡는 요인 중 하나인 ‘짧은 주행거리’ 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 제시된다. 전기차는 보통 동력 전달 과정에서 전기 에너지 중 약 20%가 사라지는데 인포테인먼트나 공조 장치와 같은 편의 기능을 사용하면 주행거리는 더욱 줄어든다. 특히 겨울과 같이 저온에서 배터리 성능이 저하되는 치명적인 전기차의 치명적인 약점을 보완할 수 있어 열관리 기술은 선택사항이 아닌 필수사항으로 자리 잡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글로벌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세계 자동차용 배터리 열관리 시스템 시장은 2022년 26억3000만달러에서 2023년 31억8000만달러로 연평균 21.1% 성장했다. 앞으로도 연평균 18.7%로 2027년에는 63억1000만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차 배터리 열관리 시스템. ⓒ한온시스템 지속가능경영보고서 전기차 배터리 열관리 시스템. ⓒ한온시스템 지속가능경영보고서

현재 이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국내 기업은 한온시스템이다. 현대차그룹의 핵심 협력사 중 하나인 한온시스템은 1987년부터 공조 분야의 전통 강자로서 공고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한온시스템은 기존 공조 사업에서 더 나아가 2014년 히트펌프시스템을 개발하며 기술력을 키워 현대차 외 독일 3사, GM, 포드 등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에도 공급하고 있다.

한온시스템은 냉각수 모듈, HVAC모듈, 쿨링모듈, 냉매 모듈 등 통합적인 열관리 시스템 및 솔루션을 제공한다. 한온시스템은 매년 3500억원 수준을 열관리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지난해 이 회사의 전체 연구개발비용은 3903억원이었다.

전기차 배터리 관련 이미지. ⓒHMG저널 블로그 캡처 전기차 배터리 관련 이미지. ⓒHMG저널 블로그 캡처

최근 이에 도전장을 내민 것은 현대차그룹의 부품계열사인 현대위아다. 현대위아가 통합 열관리 시스템 시장 진출을 위해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하고 있어 기존 핵심 플레이어인 한온시스템과의 경쟁이 전망된다.

현대위아는 현재 열관리 기술 중 하나인 냉각수 모듈을 지난 5월부터 생산하고 있으며 2025년에는 통합 열관리 시스템을 양산할 계획이다. 이 목표를 위해 지난해 착공한 ‘열관리 시험동’은 최근 공사가 끝나면서 시험 설비 가동을 시작했다. 시험동에서는 열관리 시스템의 모듈·차량 단위의 성능개발과 내구 테스트 등을 진행한다.


현대차그룹도 그룹 차원에서 ‘신개념 난방 시스템’, ‘발열 유리 제상 시스템’, ‘외부 열관리 배터리 충전 스테이션’ 등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신개념 난방시스템인 ‘복사열 워머’는 기존처럼 히터로 공기를 가열하는 것이 아니라 온돌과 비슷한 방식으로 활용된다. 현대차그룹은 발열 면적을 넓혀 대시보드, 글러브박스 등 난방 시스템의 적용 범위를 확대시킬 방침이다. 현대차그룹은 해당 기술로 기존 공조 시스템의 출력을 줄여 배터리 전력 사용량을 1인 기준 20% 이상 낮출 것으로 예상한다.

현대차그룹이 개발중인 복사열 워머ⓒHMG저널 블로그 캡처 현대차그룹이 개발중인 복사열 워머ⓒHMG저널 블로그 캡처

한편, SK엔무브도 윤활유 기업으로서의 노하우를 살려 전기차 배터리 열관리와 관련된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현재 액침 냉각 기술을 통해 데이터센터를 주력으로 시장을 공략 중인 SK엔무브는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전기차 배터리 분야로도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SK온과의 시너지도 기대하고 있다.

황용식 세종대 교수는 “배터리 팩은 온도에 따라서 충·방전 특성의 변화가 크고 특히, 저온에서 고출력 방전을 시도할 때 셀의 열화가 빨라진다”며 “그래서 배터리 팩 온도 제어가 정말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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