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한국전력공사가 3분기에 영업이익을 내 2년여 만에 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흑자 전환 실적을 놓고 마냥 웃을 수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재정난 해결을 위해 전기요금 인상이 절실한데 이번 분기 흑자가 되레 ‘장애’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국전력공사가 3분기에 영업이익을 내 2년여 흑자전환에 성공한 것으로 보이지만 마냥 웃을 수가 없다. 5일 업계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한전은 오는 10일께 올해 3분기 실적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전의 3분기 실적을 놓고 증권가에서는 영업이익 흑자 전환에 성공했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예상되는 영업이익 규모는 1조 원 정도다. 한전이 실제로 올해 3분기에 영업이익을 냈다면 2021년 2분기에 영업손실로 적자 전환한 이후 10개 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하는 것이다. 2년반 만에 흑자 전환이라는 점만 놓고 보면 반가운 소식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한전을 둘러싼 상황을 살펴보면 마냥 웃기만 할 수는 없다. 흑자 전환의 주요 원인으로는 올해 전기요금 인상 폭보다 크게 떨어진 전력도매가격(SMP)이 제일 먼저 꼽힌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3분기 전기요금은 13.2%가 증가했으나 전력구입비 수준은 31.9%가 감소했다. 한전의 전력구입비가 줄어든 것은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것이다. 올해 6월에는 국제유가가 전년 보다 하락한 배럴당 70달러 안팎으로 비교적 안정적 모습을 보였다. 국제유가는 3~6개월 정도 시차를 두고 국내 에너지 원가에 영향을 준다. 요컨대 이번 한전의 흑자 전환은 근본적 체질 개선에 따른 결과라기 보다 일시적 국제유가 안정 덕분인 셈이다. 따라서 3분기 이후 국제유가 흐름을 고려하면 당장 올해 4분기에도 영업이익 흑자를 이어갈지 불투명하다. 실제 국제유가는 3분기 중에 급등해 9월에는 배럴당 90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10월부터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이 시작되면서 중동 지역 정세도 불확실성이 커졌다. 여기에 한전은 이전 9개 분기 동안 누적 영업손실 47조5천억 원을 쌓아왔다. 이자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당장 전기요금 인상이 절실하다. 권덕민 신영증권 연구원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으로 에너지 가격이 불안정한 상태”라며 “사채 발행 한도, 고금리 등 한전 안팎의 여건을 고려하면 전기요금 인상은 불가피하다”고 바라봤다. 하지만 전기요금이 경제 전반에 미치는 파급력, 정부와 여당에 줄 정치적 부담 등을 고려하면 전기요금 인상은 넘어야 할 산이 높다. 정치권의 말을 종합하면 정부와 여당은 전기요금 인상을 놓고 찬성과 반대 의견이 오가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데 내년 4월 총선이 다가오면서 전기요금 인상과 관련해 정부, 여당의 부담이 점점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한전으로서는 한 분기 ‘반짝’에 그칠 가능성이 큰 3분기 영업이익 흑자가 되레 ‘전기요금 인상이 불필요하다’는 주장의 근거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걱정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전의 재정난 해결과 전기요금 인상 문제는 지난달 국회에서 진행된 국정감사에서도 주요 화두였다. 국정감사 기간 중 김동철 한전 사장과 한전의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의 방문규 장관은 전기요금을 놓고 다소 엇갈린 태도를 보였다. 김 사장은 10월19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가 진행한 한전 대상 국정감사에서 한전과 산업부의 입장 차이와 관련해 “궁극적으로 한전의 재무위기를 타개한다는 측면에서는 한전과 정부 사이 입장 차이가 없다”면서도 “전기요금 인상을 놓고는 한전과 정부의 입장에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10월26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산자부 대상 종합 국정감사에서도 이 문제가 다뤄졌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방 장관을 상대로 “김 사장에게 물어보면 전기요금을 인상해야 한다고 하고 방 장관에게 물어보면 ‘신중한 접근’을 들며 사실상 반대하고 있다”며 “전기요금 인상하는지 안 하는지 확실하게 이야기 해 달라”고 주문했다. 방 장관은 이에 대해 “관계 기관들과 계속 협의하고 있다”며 “전기요금을 인상하기 전에 한전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여러 방안이 필요하다”도 대답했다. 이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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