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거침없는 파격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애초 정치권 안팎에서 인 위원장이 실권 없이 간판 역할에 그칠 것이라는 시선이 많았는데 취임 이후 발언 등이 예상밖의 파급력을 보인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인 위원장의 주장을 어느 정도까지 수용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4일 부산 경성대학교에서 열린 토크콘서트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은 6일 채널A라디오 정치시그널에서 친윤석열계’영남 중진 험지출마론과 관련해 “지도부가 누구고 대통령이랑 가까운 사람이 누구인지 우리가 다 알고 있지 않나”며 “어제 저녁에도 결단을 내리라고 전화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결단을 내려서 이순신 장군도 죽었기 때문에 영웅이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요한 혁신위원장은 친윤계의 눈치를 볼 것이라는 정치권의 기존 관측과 달리 영남 중진들의 험지 출마를 강조하고 있다. 그는 5일 MBN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영남 중진 험지 출마론에 당내 반발이 일어나는 것과 관련해 “안 받아들일 수가 없다”며 “몇 분이라도 결단하기 시작하면 분위기가 바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대통령을 사랑하면 희생하고 올바른 결정을 해야 한다”며 “더 크게 얘기하면 나라를 사랑하면 그렇게 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인 위원장의 친윤 험지 출마론 카드에 비윤석열계 대표 정치인인 홍준표 대구시장은 매우 반색하며 크게 호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홍 시장은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거 혁신위원장 시원하게 한번 지르네요”라며 “혁신이란 바로 그런 것”이라고 평가했다. 홍 시장은 자신의 징계 취소 내용이 담긴 혁신안 1호에는 크게 반발하며 “과하지욕(跨下之辱’가랑이 밑을 기어가는 치욕)의 수모는 잊지 않는다”는 반응을 한 바 있다. 물론 당 지도부가 인 위원장의 험지출마론을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부산에서 5선을 한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10월30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수도권만 험지라는 인식은 맞지 않다”며 “영남 지역, 특히 PK 지역에도 험지가 있다”고 수도권 출마론에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공석이 된 영남 국회의원 자리에 ‘윤심’ 검사들이 공천되는 것이 아니냔 우려도 나온다. 다만 인 위원장은 1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영남 중진이 험지에 출마하면 빈 지역구에 검사 출신이나 대통령실 참모가 낙하산으로 내려와 쉽게 당선될 것이란 비판도 있다’는 질문에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발상”이라고 그런 전망을 강력하게 부인했다. 험지출마론을 뒷받침하는 ‘동일 지역구 3선 초과 연임 금지’ 조항이 토론 끝에 혁신안 2호에서 제외된 것도 영남 중진의 험지 출마 가능성을 낮추고 있다. 당초 혁신위는 해당 조항이 포함된 혁신안 2호를 발표할 계획을 세웠지만 공식 안건에 넣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데 의견이 모아지면서 제외됐다. 인 위원장은 MBN 인터뷰에서 ‘동일 지역구 3선 초과 연임 금지’ 조항과 관련해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것으로 조심해야 한다”며 “일을 많이 했고 훌륭한 사람인데 ‘3선 이상 하지 마라’ 하고 내치는 것은 좀 생각해 봐야 한다”고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동일 지역구 3선 초과 연임 금지 조항이 빠진 혁신안 2호에는 △국회의원 숫자 10% 감축 △불체포특권 전면 포기 및 당헌’당규 명문화, 국회의원 세비 삭감 및 구속시 세비 박탈’본회의 불출석시 세비 삭감 △현역의원 평가 후 하위 20% 공천 원천 배제 등 내용이 담겼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10월30일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한쪽 무릎을 꿇고 참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인요한 혁신위원장의 통합 행보도 연일 화제가 되고 있다. 그는 4일 부산을 찾아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과 이언주 전 의원의 토크콘서트에 깜짝 방문했다. 인 위원장은 이준석 전 대표가 토크콘서트 과정에서 자신을 ‘미스터 린튼’이라고 부르며 냉랭한 태도를 보인 것에는 섭섭하다는 감정을 드러내면서도 통합 노력을 지속하겠다는 입장도 표명했다. 그는 MBN 인터뷰에서 “할머니가 1899년 목포 태생이고, 아버지는 1926년 군산에서 태어났고, 나도 전라도에서 태어났다”며 “조금 섭섭했다”고 말했다. 이준석 전 대표를 놓고는 “마음이 많이 상한 사람”이라며 “이번에는 실패했지만 또 만나서 또 풀어야겠구나 (생각했다)”고 대답했다. 이 전 대표는 토크콘서트에서 인 위원장을 향해 영어로 “우리의 일원이 됐지만 우리와 같아 보이지 않는다”고 말하면서 거리감을 뒀다. 이날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억지봉합쇼”라는 말로 인 위원장을 비판했다. 인 위원장은 8일에는 대구를 방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방문을 통해 ‘낙동강 하류 세력 뒷전’ 발언으로 불만에 찬 영남 민심을 달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홍준표 대구시장, 박근혜 전 대통령 등을 예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인 위원장은 그간 언론 인터뷰를 통해 홍 시장, 박 전 대통령과의 만남과 관련해 기대감을 내비친 바 있다. 국민의힘 혁신위원회는 9일 청년’여성 등 다양성의 초점을 맞춘 혁신안 3호를 발표한다는 방침도 마련했다. 인 위원장이 혁신안 발표를 하루 앞둔 대구 방문에서 청년들과 소통하고 민심을 청취하겠다는 일정을 발표함에 따라 청년’여성’지역 문제를 아우르는 내용이 담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은 1959년 전라남도 전주 출생이다. 전남 순천시에서 유년시년을 보내 순천시를 고향으로 여기고 있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같은 대학교 대학원에서 의학 석사’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고려대학교 대학원에서 사회복지학 석사 학위도 받았다.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을 맡은 뒤에는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찾아 무릎을 꿇고 참배하는 ‘통합’ 행보로 첫 공식 외부 일정을 소화했다. 그는 시민군을 위해 영어 통역을 했던 경험을 떠올리며 “시민군 대표 말씀이 오늘날까지 귀에 쨍쨍 울린다”며 ‘북쪽을 향해서 우리를 지켜주는 총이 왜 남쪽으로 향하는지 모르겠다’, ‘우리를 공산주의자라고 하는데 우리는 매일 애국가를 부르고 반공 구호를 외치고 하루 일정을 시작한다’ 등 당시 시민군 대표의 발언을 전하기도 했다. 인 위원장이 마련한 혁신안 1호에는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홍준표 대구시장 등 비윤계의 징계 조치 해제 등의 내용이 담겼다. 다만 혁신안 1호는 대상자들의 반발을 산 데다 제대로 된 혁신 방향이 아니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선임 직후부터 ‘낙동강 세력 뒷전’ 발언으로 영남권 중진 험지 출마론에 논쟁에 불을 붙였고 이어진 언론 인터뷰에서 지속적으로 영남 중진 의원의 수도권 험지 출마를 요구하고 있다. 김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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