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박경수./KT 위즈

[마이데일리 = 잠실 심혜진 기자] LG 트윈스와 KT 위즈가 한국시리즈에서 만나는 가운데 흥미로운 관전포인트가 맞다. 그 중 하나가 LG 출신들이 친정팀 LG를 만나게 됐다는 것이다.

KT 박경수가 대표적이다. 박경수는 성남고를 졸업하고 2003년 LG에 1차지명을 받은 유망주였다. 유격수 출신 류지현(전 LG 감독)의 후계자로 낙점 받을 정도였다.

하지만 LG에서는 잠재력을 폭발시키지 못했다. 2014년까지 10시즌을 소화했지만 단 한 번도 두 자릿 수 홈런을 기록하지 못했다.

가을야구와도 인연이 없었다. 공교롭게 LG는 2002년 한국시리즈를 끝으로 박경수의 데뷔 시즌인 2003년부터 2012년까지 가을야구에 가지 못했다. LG는 2013년과 2014년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올라 암흑기를 청산했지만 박경수는 2013년에는 군복무 탓에, 2014년에는 부상 탓에 LG의 포스트시즌을 바라만 봤다.

이렇게 LG에서 아쉬운 생활을 마무리하고 2015년 신생팀 KT로 이적했다. 박경수의 KT행은 그의 야구 인생에 터닝포인트가 됐다.

이적하자마자 22홈런을 쳤다. 마침내 KT에서 거포 2루수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그리고 KT에서 첫 가을야구도 경험했다. 비록 3년 연속 최하위 등 암흑기의 시간은 있었지만 2020년 마침내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2021년에는 창단 첫 통합 우승까지 일궈냈다. 박경수는 한국시리즈 MVP에 올랐다.

39세가 된 올 시즌. 박경수에게는 마지막 한국시리즈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딱 친정팀 LG를 만났다.

LG는 1994년 이후 29년만에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하며 한국시리즈 직행에 성공했다. KT는 플레이오프에서 NC 다이노스를 꺾고 한국시리즈에 올랐다.

LG 오지환-임찬규-염경엽 감독, KT 이강철 감독-박영현, 박경수./KT 위즈LG 트윈스 오지환./마이데일리LG 트윈스 임찬규./마이데일리

6일 열린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에서 오지환과 임찬규에게 한국시리즈에 앞서 가장 많이 생각나는 선배를 묻는 질문이 나왔다.

오지환과 임찬규가 공통적으로 꺼낸 이름은 박경수였다.

오지환은 “너무 많은 선배들이 생각난다. 형들이 (나에게) 짐을 던져줬다”면서 “옆에 있는 경수 형이 많이 생각난다. 이번에 같이 할 수 있게 됐다”고 박경수를 콕 집었다.

임찬규도 마찬가지. 그는 “(박)경수 형 밖에 생각나지 않는다. 경수 형과 같이 했었다. 물론 함께 하지 못한 박용택, 이병규 선배님도 생각나지만, 박경수 형과 함께 할 수 있어 좋다”고 웃어보였다.

박경수에게 마이크가 넘어갔다. 박경수는 “너무 고맙다. 유니폼 색깔은 다르지만 최고의 무대에서 같이 플레이할 수 있어 기분 좋다”고 웃어보였다. 이어 “내가 먼저 우승 반지를 꼈지 않았나. 용택이 형이나 이병규 코치님께 축하 인사를 받았었다. 이번에 부상 없이 같이 즐겼으면 좋겠다”고 화답했다.

LG 오지환-임찬규-염경엽 감독, KT 이강철 감독-박영현, 박경수./KT 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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