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7만전자' 회복…'반도체·배당주가 안전지대'
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연합뉴스

금융 당국의 공매도 금지 조치로 외국인 자금 유출이 우려되는 가운데 반도체와 고배당주로 눈길을 돌려야 한다는 증시 전문가들의 조언이 잇따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반도체주는 업황에 반등 기미가 보인다는 이유로, 금융주 등 고배당주는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판단으로 당분간 국내 증시의 안전지대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삼성전자(005930)는 전 거래일 대비 1.87% 오른 7만 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가 7만 원대에 올라선 것은 지난달 18일 이후 13거래일 만이다. SK하이닉스(000660) 역시 이날 전장보다 5.7% 급등한 13만 3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SK하이닉스는 52주 신고가까지 갈아치우면서 지난해 1월 수준의 가격을 회복했다.

전통적인 고배당주로 꼽히는 금융 업종의 주가도 크게 올랐다. KB금융(105560)이 전 거래일보다 5.89% 오른 것을 비롯해 하나금융지주(086790)(4.97%), 우리금융지주(316140)(3.54%), 신한지주(055550)(3.44%) 등이 모두 강세를 보였다. 삼성화재(5.84%) 등 보험주와 키움증권(10.02%), 미래에셋증권(006800)(8.79%), 삼성증권(016360)(4.98%) 등 증권주도 상승 마감했다. 전체 금융업 지수도 4.18% 상승했다.

삼성 '7만전자' 회복…'반도체·배당주가 안전지대'

이날 반도체주·금융주가 오름세를 보인 것은 외국인 자금 이탈 등 정부의 공매도 금지 조치로 인한 우려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업종이라는 분석이 뒷받침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금융투자 업계는 공매도가 금지된 후 단기적으로는 일부 종목에서 쇼트커버링(공매도한 주식을 되갚기 위한 매수) 현상이 나타나며 외국인 순매수라는 착시 효과를 부를 수 있다면서 이들 업종은 큰 연관성을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강송철 유진투자증권(001200) 연구원은 “과거 공매도 금지 시기에 주가가 반등한 경우가 있었지만 이를 공매도 금지 조치의 영향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공매도 금지 조치는 외국인 자금 이탈 등 다른 부작용을 불러올 수 있다”고 말했다. 송주연 다올투자증권(030210) 연구원도 “과거 사례를 보면 공매도 활용 빈도가 높은 외국인은 금지 조치 이후 코스피와 코스닥을 모두 순매도하는 경향이 뚜렷했다”며 “외국인의 매매 비중도 급감하는 모습이 확인돼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10월 이후 공매도 금지 조치 전까지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순매도로 일관하면서도 대형 반도체주를 사들였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4분기 들어 스마트폰·PC 등 전방 수요가 반등하면서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오를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다. D램 가격의 경우 메모리 공급 조절이 지속된 결과로 9월부터 반등하는 상황이다. 실제로 외국인은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3일까지 5거래일 동안 코스피 전체는 2469억 원 내다팔면서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2349억 원, 1997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나정환 NH투자증권(005940) 연구원은 “공매도 금지의 여파로 이후에는 실적이 개선되는 업종과 종목이 주목받으며 투자자의 관심이 옮겨갈 것”이라며 “실적 기대감과 고금리가 유지되는 환경에서 대형 반도체 업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금융주와 관련해서 변동성이 높은 장세에서도 고배당을 확보할 수 있는 강점이 부각할 것이라고 봤다. 은행·보험 등 금융업이 매 분기 호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데다 최근 금융지주의 주주 환원 강화를 촉구하는 당국의 압박이 거세지는 점이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설용진 SK증권(001510) 연구원은 “보험 업종은 배당 가능 이익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을 만큼 회계 상황이 개선됐다”며 “경기와 금리 불확실성이 높아져 경기 방어주로서 매력이 보다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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