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당한 팔레스타인인들이 가자 알 시파 병원 밖에 임시 텐트에서 머물고 있다.[AFP]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가자지구의 의료진들이 한달째 이어진 이스라엘의 폭격과 포위로 인해 극도의 육체적, 정신적 혹사를 당하고 있다고 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바셈 알 나자르 가자 중부 데이르 알 발라 시의 알 아크사 병원 부소장은 “어떤 의사들은 일주일 내내 병원에서 일하다 집에 퇴근했는데 폭격을 맞아 시체로 다시 돌아온다”며 “우리 병원에서도 의료진 3명이 이스라엘군 폭격으로 집에서 사망했다”고 말했다.

음식 부족으로 의료진 역시 하루 한 끼만 먹고 하루 종일 환자를 돌보고 있다. 퇴근 후에는 가자지구 전역에서 몰려온 수천 명의 난민들과 복도에서 잠을 청하고 있다.

특히 의약품 부족은 의료진들을 극한으로 내몰고 있다. NYT에 따르면 상처를 소독할 요오드가 없어 의사들이 임시방편으로 식초를 발라주고 있다.

가자 남부 칸 유니스에 있는 나세르 병원의 응급 의학 및 중환자실 의사 모하메드 칸딜은 “우리는 어려운 결정을 내리고 있다”며 부족한 의료용품 탓에 생존가능성이 높은 환자에게만 치료를 하고 나머지는 포기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일부 병원에서는 심정지 환자가 심폐소생술(CPR)도 받지 못하고 죽거나, 아무리 큰 중상을 입었어도 병원 바닥에 눕혀 치료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또 뇌수술 등 인공호흡기나 마취가 필요한 수술을 집도할 때도 환자를 맨정신으로 두고 수술해야해 환자의 비명과 절규를 들어야 한다.

칸딜은 “죄책감을 느끼고 도덕적으로도 힘들다”며 “우리에게 안전하고 지속적인 의료 지원을 제공하지 못하는 것은 인류 전체의 잘못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병원이 고아원이나 마찬가지가 되면서 의료진은 아이들까지 돌보고 있다. 직계 가족 전체가 사망한 아이들을 친척이 올 때까지 데리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현재까지 누적 사망자가 1만22명으로 집계됐으며 이 가운데 어린이는 4104명”이라고 주장했다.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도 소셜미디어 엑스(옛 트위터)에 “전쟁 중 평균적으로 10분에 한 명씩 어린이가 죽고, 두 명이 다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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