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신한카드, KB국민카드 본사/사진=각 사 공
(왼쪽부터) 신한카드, KB국민카드 본사/사진=각 사 공

[데일리임팩트 심민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서민 이자장사’를 겨냥, 은행권을 향해 질타를 쏟아내면서 금융지주들이 잇따라 상생금융 방안을 발표하고 있는 가운데 카드사와 보험사 등 제2금융권 역시 불똥이 옮겨붙지 않을까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尹의 은행 때리기 이후 시작된 ‘상생금융 시즌2’

7일 업계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은행 종노릇’, ‘은행 독과점’ 발언이 나온 이후 은행권은 상반기에 이어 ‘상생금융 시즌2’를 마련하는 데 분주한 모습이다.

지난달 30일 진행된 국무회의에서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목소리라며 “죽도록 일해 번 돈을 고스란히 대출 원리금 상환에 갖다 바치는 현실에 은행의 종노릇을 하는 것 같다”라고 언급했다.  지난 1일 진행된 민생 타운홀 회의에서는 “은행은 현재 독과점 상태로, 앉아서 돈을 벌면서 갑질도 많이 한다”며 “은행의 독과점 행태를 정부가 그냥 방치해서는 절대 안 된다”고 또 한 번 은행권을 저격했다.

이같은 윤 대통령의 비판에 가장 먼저 나선 건 하나은행으로 지난 3일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30만명에 대한 1000억원 규모의 금융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약 11만명이 낸 이자를 ‘캐시백’ 형태로 665억원까지 돌려주는 게 골자다. 금융 취약 자영업자에겐 1인당 최대 20만원, 약 300억원 규모의 에너지 생활비 지원안도 포함됐다.

우리금융그룹도 지난 5일 상생금융 태스크포스팀(TFT)을 발족해 기존 상생금융안에 힘을 더하기로 했으며 신한금융그룹 역시 전날 소상공인·자영업자·청년 등 취약 금융계층을 돕기 위해 1050억원 규모의 상생금융 지원 방안을 추가로 내놨다.

제2금융권도 긴장…업황 어려운 카드업계 “여력 없다“

아직까진 잠잠하지만 결국 제2금융권을 향한 상생 압박은 현실화될 전망이다. 금융 당국은 오는 16일 금융지주 회장단에 이어 은행, 보험, 카드 등 업권별 최고경영자(CEO)들을 만나 상생금융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하지만 올해 들어 매분기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는 등 업황이 어려운 카드업계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실제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업카드사 순이익은 1조4168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6243억원) 대비 13% 감소했다. 고금리 여파로 대손비용이 증가하는 등 수익성이 급감한 탓이다.

게다가 카드업계는 어려운 상황에도 이미 지난 상반기 대규모 상생금융안을 발표한 바 있다. 우리카드(2200억원), 신한카드(4000억원), 현대카드(4000억원), KB국민카드(3857억원), 롯데카드(3100억원), 하나카드(3000억원) 등 카드업계가 내놓은 상생규모는 총 2조157억원에 달한다.

다만 지난 5일 우리카드가 선제적으로 상생안을 발표해 다른 카드사들 역시 동참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카드는 올해 말까지 지원하기로 한 채무 감면율 확대와 저금리 대환대출 등 취약계층 지원 프로그램을 내년에도 지속해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현재 추가 상생금융안을 발표할 여력이 없는 것은 사실이지만 정부의 뜻이 정해진 이상 기조를 따라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교보생명 제공
사진=교보생명 제공

상생 소극적이란 비판 받는 보험업계도 ‘난처‘

보험업계도 난처하긴 마찬가지다. 앞서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상생금융에 동참한 보험사가 적어 비판을 받은 데다 보험 상품 특성상 이자를 깎아주는 은행권과 달리 빠르게 체감되는 상생금융 방안이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결국 ‘상생금융 시즌1’에서 빅3 생명보험사(삼성생명‧한화생명‧교보생명) 중 유일하게 상생금융에 나서지 않았던 교보생명이 이번에는 가장 빠르게 나섰다. 

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다음 달 초를 목표로 상생금융안을 마련 중이다. 교보생명이 준비한 상품은 자립준비청년을 대상으로 한 5년 만기 금리연동형 저축보험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우대 사항은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손해보험사들은 필수보험인 자동차보험료 인하로 상생금융을 대체할 가능성이 높다. 만년 적자 영역으로 여겨졌던 자동차보험은 2021년부터 흑자기조로 돌아섰다. 올해도 상반기까지 5559억원의 이익이 났다. 전년 동기 대비 약 11.2%(706억원) 감소했지만 2021년 4137억원, 2022년 6265억원 등 흑자는 유지했다.

금융당국은 하반기에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경우 내년에는 추가적인 보험료 인하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손해보험사들 입장에서도 ‘상생금융 시즌1’에 이어 시즌2까지 마땅한 상생금융안을 내놓지 못한다면 상생 차원에서 내년 2%대의 보험료 인하를 수용할 것으로 보인다.

대형 손해보험사 한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금융 당국이 주문한 상생금융안을 제대로 내놓지 못한 상황에서 자동차보험료 인하는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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