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태헌 기자] ‘로켓배송’을 무기로 한 쿠팡의 성장세가 심상치 않다. 올해 3분기 매출이 사상 최초로 8조원을 돌파했고, 분기에 한 번이라도 쿠팡을 이용한 경험이 있는 고객은 2000만명을 넘어섰다. 이는 우리 국민 2.5명 중 1명이 쿠팡을 이용하고 있다는 의미로, 충성고객을 앞세워 곧 ‘유통공룡’ 신세계그룹을 뛰어 넘을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

김범석 쿠팡 창업자. [사진=쿠팡]

9일 쿠팡이 전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쿠팡은 올해 3분기 매출 8조1028억원, 영업이익 1146억원을 기록했다. 이번 흑자로 쿠팡은 5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가게 됐다.

쿠팡의 이번 호실적은 최근 감소하고 있는 국내 유통시장의 분위기와도 상반되는 결과로, 유통업계에서도 놀랍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유통시장(소매판매액) 규모는 올해 3분기 157조3884억원으로, 전년 동기(158조2960억원)와 비교해 0.6% 감소했다. 국내 유통시장은 지난 1분기(4.6%)와 2분기(1.6%)에도 성장세가 둔화됐는데, 쿠팡은 올 들어 매분기 전년 동기 대비 20% 성장세를 이어간 셈이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1, 2분기) 쿠팡의 매출은 13조8402억원, 신세계그룹(이마트·신세계)은 17조6458억원을 기록 중이다. 두 기업의 매출차는 앞서 4조원 가량났지만 상반기와 달리 하반기에는 격차가 더욱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3분기 쿠팡이 8조 1028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반면, 신세계그룹은 신세계가 같은기간 매출 1조 4975억원, 이마트가 7조7000억원~7조9000억원(추정)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증권가의 전망치대로 실적이 나온다면 신세계그룹은 3분기 9조2000억원~9조4000억원 가량의 매출을 기록한다.

이 때문에 유통가에서는 쿠팡이 내년 하반기면 신세계그룹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는 긍정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실제 쿠팡은 분기 매출 7조원을 돌파한 이후 10개월만에 다시 1조원이 증가한 8조원의 분기 매출을 달성했고 전년 동기대비 20% 가량의 성장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반면, 신세계의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23.4% 하락했다. 그룹 내 이마트 역시 대형마트 업계의 부진 속에 지난해와 비슷한 7조원 중후반 수준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점쳐진다.

쿠팡의 충성고객이 점차 늘고 있다는 점도 신세계와의 격차를 줄일 수 있는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이번 분기 쿠팡에서 한 번이라도 물품을 구입한 활성고객은 2042만명으로 지난 2분기보다 10% 더 증가했다. 간편하고 편리한 새벽배송과 로켓배송에 더해 지난 4월 도입한 ‘쿠팡이츠 10% 할인’ 서비스와 ‘쿠팡 플레이’ 등으로 ‘락인(lock-in)’ 효과가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말 쿠팡의 활성고객은 1811만명이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쿠팡의 성장세는 국내 유통시장의 판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며 “1~2년 내 쿠팡이 신세계그룹의 총 매출액을 따라잡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전망했다.

정연승 단국대 교수도 “전 세계적으로 글로벌 유통강자는 월마트 등 오프라인 업체가 대다수지만, 앞으로 점점 온·오프라인 경계가 사라지는만큼, 누가 고객을 감동시키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며 “국내 유통시장 정체 상황에서 쿠팡의 고객 증가는 대단한 성과로 (활성고객 증가는) 한번 사용한 소비자가 가치를 인정하고 재구매하는 경향이 커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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